G7, 히로시마 원폭 자료관 방문…질 바이든, ‘비극상징’ 브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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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19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속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질 여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앞에 도착했다.
이날 개막한 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참상이 생생하게 전시된 평화기념자료관 방문으로 시작됐다.
정상들은 자료관을 나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안에 있는 '원폭 사몰자(희생자) 위령비'에 일렬로 서서 헌화를 한 뒤 묵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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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머물러…자료관 나와 위령비 헌화·묵념
19일 오전 11시19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속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질 여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앞에 도착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 중 가장 마지막 순서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유코 여사가 간단히 인사를 하며 이들을 맞았다. 질 여사의 상의에는 종이학 모양의 브로치가 반짝였다. 일본에서 종이학은 미국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한 히로시마의 비극이자 평화를 상징한다.
이날 개막한 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참상이 생생하게 전시된 평화기념자료관 방문으로 시작됐다. 1955년 문을 연 자료관에는 지금까지 약 7600만명이 다녀갔다. 주요 7개국 정상들과 배우자들은 약 40분 동안 기시다 총리의 안내를 받아 자료관을 둘러봤다. 원폭 피해자 1세인 오구라 게이코(85)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관 내 방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상들은 자료관을 나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안에 있는 ‘원폭 사몰자(희생자) 위령비’에 일렬로 서서 헌화를 한 뒤 묵념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정상들에게 원폭이 투하돼 건물 형체만 앙상하게 남은 ‘원폭 돔’과 위령비에 대해 설명했다. 마쓰이 시장은 정상들의 자료관 방문 등에 대해 “우리의 소원이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와 정상들은 방문 기념으로 평화공원에 왕벚나무를 심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자료관 방문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일은 계속해서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우리는 끔찍한 전쟁 비용을 기억하고, 평화를 지켜야 하는 의무를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아쉬워하는 원폭 피해자들도 있었다. 미마키 도시유키(81)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이사장은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시간이 짧은 것 아니냐. 이 시간에 많은 것을 볼 수 없고, 참상을 느끼기 힘들 것 같다”며 “피폭자와 대화를 어느 정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 정상이 함께 자료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은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위령비 앞에서 “우리는 왜 히로시마에 온 것일까요”라고 자문하며 원폭과 전쟁의 참혹함에 대한 연설을 18분가량 진행한 바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전에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일본행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주요 7개국 정상과 함께 헌화 등 행사에 참석하겠지만, 그는 이를 (미일) 양자 행사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장국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 첫날 세션을 시작하며 ”이번 정상회의 전체를 통과하는 큰 주제는 분단과 대립이 아니라 협력하는 국제사회 실현”이라며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개발도상국과의 연대 강화 등을 주장했다.
히로시마/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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