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일본 방류 강행에 들러리만 서게될 것”
정부가 19일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시찰단’ 파견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하나 마나 한 시찰단”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환경단체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파견되는 시찰단은 “들러리만 서게될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녹색당은 이날 논평에서 “핵심사안인 시료 채취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정부는 ‘오염수 보관, 정화, 방류’로 이어지는 주요 시설을 보겠다고 한 것조차 일본 측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에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이어 “정부는 시찰단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을 의식해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 공언했지만 현재 논의되는 수준을 본다면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당은 또 “짧은 시찰 기간과 적은 인원, 불분명한 시찰항목 등 하나 마나 한 시찰단 파견 자체도 문제지만, 이조차도 협의하지 못하며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겠다고 하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태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총 21명으로 구성된 시찰단이 오는 21~26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시찰단 단장을 맡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이 포함됐다. 정부는 일본 측에는 시찰단 명단을 통보했으나,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이 방사성 오염수가 안전하다며 위험성을 은폐하고 있다”면서 시찰단을 파견하려는 정부로 인해 국민들이 더 불안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견에서 허장현예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상임이사는 “일본은 이번 시찰단 파견에 대해 설명회에 불과하며, 한국을 해양 투기의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굳이 들러리를 자처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민의 규탄과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예정한 시간이 다가올수록 국민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후쿠시마산 음식을 즐기고, 반드시 오염수도 한 대접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서울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수 수백만t을 태평양에 해양투기하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추진하면서 이러한 행위를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외교적 수작을 부리고 있다”며 “태평양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를 버리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일본은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유엔 정신과 협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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