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주소지 바꿔 여론조작' 장수군수 전·현직 측근들 2심도 '집유'

A씨 "52명 휴대전화 개통해 장영수 전 군수 지지"
2심 "사회적 관계 이용해 선거 왜곡, 원심 타당"

ⓒ News1 DB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장수군수 여론조사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군수 가족과 캠프 관계자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영수 전 장수군수 친동생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훈식 현 군수 캠프 관계자 등 4명에게도 원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A씨 등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장수군수 민주당 경선 당시 타지역 선거구민 휴대전화의 요금 청구지 주소를 장수군으로 허위 이전하는 방법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타지역에 거주하는 지인, 친척 등에게 장수군 내 주택, 공장, 점포 등의 주소지를 제공하고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 주소를 바꾸도록 한 뒤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또 권리 당원들에게도 '권리 당원이 아니다'고 거짓 응답하게 하는 방법으 일반 군민 여론조사에도 참여하도록 권유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장 전 군수와 최 군수가 범행에 가담했거나 직접 지시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선 여론조사에서 1, 2위 후보의 표 차이는 78표에 불과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허위로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 주소를 바꿔 경선을 방해해 실질적으로 본선거에 영향을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자 검사와 피고인들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인간관계를 이용해 무려 52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여론조사에 개입했고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노골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했고 오빠(장영수 전 군수)가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돼 낙선돼 선거 결과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1심의 양형이 재량을 이탈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각 피고인들의 변호사들은 유사 사례에서 대부분 벌금형이 많이 선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선거인 수가 2만 명되는 소규모 선거구에서 사회적 관계를 이용해 선거를 왜곡하려 한 점, 실제로 이로 인해 당내 경선이 재실시 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심의 선고한 형이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