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아동 수출국’의 과거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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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 덴마크로 입양된 한인들의 단체인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DKRG)은 지난해 8월 23일, 1960년대 이후 53건의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문제에 대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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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생 국가 한국, 여전히 아동수출 세계 3위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국외 입양은 국적·인종·언어·문화와 같은 태생적인 정체성을 모두 거스르는 일이다. 그런데도 본인(어린아이)은 선택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데 근본적인 슬픔이 있다. 더구나 입양 과정에서 친부모 몰래 고아로 서류조작, 입양기관의 돈벌이(입양 수수료) 등이 개입한 의혹을 알게 된다면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 덴마크로 입양된 한인들의 단체인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DKRG)은 지난해 8월 23일, 1960년대 이후 53건의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문제에 대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했다. 9월에는 미국·벨기에·네덜란드에 입양된 이들까지 동참해 130여 명이 추가됐다. 현재까지 372명이다. 지난 16일엔 미국으로 입양된 뒤 양부모에게 학대당하고 시민권도 취득하지 못한 입양인이 후견인으로서 관리책임을 방기한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에 소송을 내서 1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 DKRG 공동 대표인 입양인 피터 뮐러는 “이 판결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미 국제적인 이슈이며, 스웨덴·노르웨이·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정형편 때문에 보육원에 맡긴 아이를 고아로 속여 프랑스로 입양시킨 사례에 대해, 입양인이 프랑스 정부와 입양기관의 부실관리에 대해 현지 소송을 냈고, 한국에서도 소송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양부에게 성적 학대에 시달렸다고 한다.
□ 오랫동안 한국 사회엔 “해외 입양은 축복”이라는 입양인의 성공사례가 빈번하게 노출되어 왔다. 그런 사례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반대의 사례들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한 입양인은 말했다. “진실을 알면 남은 인생을 좀 더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국외 입양아는 공식기록만 약 17만 명. 합계출산율 0.78명의 초저출생 국가인 한국은 놀랍게도 여전히 세계 3위의 ‘아동 수출국’이다. 2020년 국제입양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외 입양아는 266명. 콜롬비아(387명) 우크라이나(277명) 다음으로 많다.
이진희 논설위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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