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연내 매각되나…손보사, 지주 실적 가르며 몸값↑

남정현 기자 2023. 5. 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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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손보사, 올 도입된 IFRS17로 역대급 실적
KB금융·신한금융, 보험사 실적으로 '리딩금융' 엎치락뒤치락
롯데손보, 1분기 영업익 역대급으로 매각예상가 3조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롯데손해보험의 연내 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사모펀드가 통상 기업 경영권 인수 후 5년 안팎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선다고 봤을 때 시기적으로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자로는 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을 비롯해 BNK금융, 한국금융, 교보생명 등이 거론된다.

금융지주 실적 '캐스팅보터'된 보험사…금융지주, M&A '큰 손'으로 부상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그중에서도 보험사의 실적이 지주의 순위를 좌우하면서 지주 회장들이 보험사 인수합병(M&A)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지만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과 함께 3개월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 1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49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예대마진 축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한 충당금 확대로 93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이며 전년동기대비 4.7% 감소했다. 반면에 KB손해보험은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5.7% 늘어난 2538억원을 기록, 16.9%의 그룹 실적 기여도를 보였다.

KB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은 대형 손보사가 없는 점이 KB금융과 비교된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388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0.2% 성장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보험업권 내에서 다소 뒤떨어져 있는 손보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렸다. 소형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보는 지난해 1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2021년 11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또 우리금융이 NH농협금융에 계속해서 위협받는 것 역시 손보사를 비롯한 2금융 포트폴리오가 부재한 탓이란 분석이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만 보더라도 이 영향으로 농협금융에 당기순이익이 밀렸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해서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설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3.30. kch0523@newsis.com


농협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94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58.8% 증가했는데 5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높다. 이는 은행 수익 의존도가 60% 내외로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영향이 컸다. 또 농협손보의 당기순이익은 78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9.9% 증가했다. 이는 회사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9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신임 회장은 3월 취임식에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손보에서 하위권에 속해 추가 인수가 필요하단 분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3월 신년사에서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기상 증권사보단 보험사…롯데손보, 인수 매력도 '껑충'

일부 금융지주는 증권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M&A 시장에 나온 증권사 가운데 매력적인 매물이 마땅치 않고 고금리 기조로 업황 부진에 따른 업종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보험사를 우선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연결당기순이익은 21조4722억원으로 전년(21조1890억원) 대비 1.3%(2832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조8571억원(14.6%), 보험이 3013억원(14.9%) 각각 증가했고, 금융투자는 5439억원(10.8%) 감소했다.

또 보험사들은 IFRS17에서 보험수익의 평가지표가 될 계약서비스마진(CSM·보험계약마진) 위주로 수년 전부터 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영업정책을 변경해 IFRS17 후 올해부터 더 높은 실적이 기대된다. 실제로 이번 1분기 새 회계제도 도입 전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둬 실적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IFRS17은 손보사에서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보장성보험이 저축성보험에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띠는데 손보사는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생보사는 장기적인 흐름에서 생보사는 업권 하향세를 겪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생보사의 전통적인 상품인 종신·연금 보험 등에 대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돼서다.

현재 보험사 M&A시장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회사는 ABL생명, KDB생명, 동양생명, MG손보와 롯데손보 등이다.

이 중 손보사는 두 곳인데 롯데손보는 규모도 중형사고 최근 이익성이 크게 개선돼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롯데손보는 올 1분기 10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손보 창사 이래 개별 분기 최대 이익이다. 장기보장성보험 분기 원수보험료는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서는 50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전체 원수보험료 5954억원 중 84.8%를 차지했다. 장기보장성보험 분기 신규월납액 역시 사상 최대인 10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2억원에 비해 107.7% 성장했다.

총자산은 14조6194억원, 총부채는 13조2014억원(보험계약준비금 11조1596억원)으로 순자산은 1조4127억원이다. CSM은 지난해 말보다 944억원 증가한 1조894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올 초 CSM에서 1조8005억원의 상각수익 410억원 등을 인식했고, 이후 1551억원의 신계약 CSM을 추가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예상가를 3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순자산과 CSM 등을 고려한 추정가다.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019년 이 회사를 1조원에 인수했다.

같은 기간 1분기 ROE(자기자본이익률)은 18.45%에 달한다. ROE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의미한다. 기업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장기보장성보험 확대를 위한 판매비 투자에 나서는 등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온 결과"라며 "자사의 '보유 CSM 대비 신계약 CSM 성장률'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이는 미래에 CSM과 보험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중시하는 ROE가 18%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ROE가 10%면 3조원에 인수할 경우 연 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으로, 국내에 남은 유일하게 ROE가 10%가 넘는 금융사 매물"이라고 말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은 현재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아 예금보험공사가 재매각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JC파트너스와의 소송 리스크도 우려되는 점이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최종적으로 패소했고, 현재는 본안소송을 다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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