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한국전쟁 길 밟나…美서 정전협상 가능성 논의
한국전쟁처럼 휴전하더라도 민간인 고통 없어지진 않아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전쟁과 비슷하게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고 있으며, 한국전쟁이 끝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어느 쪽도 패배를 인정할 의향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전쟁이 끝난 것처럼 휴전선을 설정해 분쟁을 멈추게 하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인식이 미국 정치권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전투가 잠시 멈췄지만, 어느 쪽도 승자로 선언하지 않고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동의하지 않는 '분쟁 동결'은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다른 국가들에도 장기적으로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 두 명은 폴리티코에 전투의 장기적인 동결이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확인했다. 아울러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장기적인 안보 관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우크라이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했었던 전직 관리는 우크라이나 내에 '마리우폴과 아조우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안전하다면 휴전선 설치에 덜 집착하는 부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여러 인터뷰에서 전쟁이 한쪽의 군사적 승리가 아닌 협상으로 끝나리라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최대한 수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계획이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대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헌신에 대한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의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패턴을 보면 전쟁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패키지의 구성은 바이든 행정부가 장기 전략으로 전환한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기존 비축량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량은 최근 몇 달 동안 꾸준히 감소했지만, 방산업체에서 새로운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의 원조 패키지는 증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탄약을 중심으로 기존 미국 비축 무기에서 3억달러(약 3996억원) 상당의 무기를 이전하는 한편, 방공 시스템과 같은 더 복잡한 무기를 방산업체로부터 구매하기 위해 12억달러(약 1조5987억원)를 제공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 전략 및 국제연구소(CSIS) 벤자민 젠슨은 "(전쟁이) 일단 몇 달 또는 1년이 지나면 수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성공적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내년 이맘때에도 여전히 전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취재한 미 정부 관계자 중 누구도 분쟁 동결 시나리오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국제적으로 휴전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매체는 부연했다.
일부 미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이 한 가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전쟁은 1953년 휴전으로 일단락됐지만, 70년이 넘어서도 공식적으로 '종전'이 된 것은 아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관해 "한국전쟁식 중단은 확실히 정부 안팎의 전문가와 분석가들이 논의해 온 것"이라며 "어느 쪽도 새로운 국경을 인정할 필요가 없고, 합의해야 할 유일한 점은 정해진 선을 따라 사격을 중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듯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2008년 러시아-조지아 분쟁, 70년 이상 지속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지역 분쟁, 2014년과 2022년 사이의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등도 참고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매체는 전했다.
휴전 후 미국 등 서방이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도 문제다. 예를 들어 미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며, 여전히 주한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참전하지 않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러시아 관련 문제를 담당했던 전직 미 정보기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 보좌관들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인 안보 보장에 대해 더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바이든 행정부가 점점 우크라이나군의 대공세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미래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모델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의지에 반하여 협상을 강제하진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협상이 지연될 경우,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고려해 나토 상호방위협정부터 이스라엘식 무기 거래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양한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과 일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휴전과 같은 분쟁 동결로 민간인의 고통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나 인도-파키스탄은 분쟁이 시작된 이후 수십 년 동안 긴장이 고조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과 유럽 정부 관계자들은 전쟁이 장기간 중단되거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퇴장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사안에 정통한 한 유럽 정부 관계자는 "분쟁과 새로운 공격 가능성은 아마도 수십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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