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미노선 승객 대부분 한국인···美시장 영향 미미"

박호현 기자 2023. 5. 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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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에서도 난기류를 타고 있다.

양 사의 합병으로 유럽, 미주 일부 노선 내 시장 독점력이 커진다는 우려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합병이 미국 내 시장 경쟁 제한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뿐 아니라 EU 경쟁 당국도 17일(현지 시간) 양 사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며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 조치 방안을 6월까지 제출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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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어 美도 '항공 합병' 제동 움직임에 반박
"신규 항공사 진입해 독점력 약화
공정위 시정 조치 이미 부과했고
韓정부 항공정책따라 통합" 어필
美매체 "법무부 소송 가능성"에
대한항공 "결정된 것 없고 논의중"
[서울경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에서도 난기류를 타고 있다. 양 사의 합병으로 유럽, 미주 일부 노선 내 시장 독점력이 커진다는 우려다. 대한항공은 현재 가지고 있는 노선을 상당 부분 반납해야 하는 처지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합병을 추진해야 하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법무부가 실제 소송을 제기할지는 최종 결정되지 않았고 결정도 임박한 것이 아니라고 폴리티코는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자국 내 항공사들 간 기업결합이나 제휴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앞서 올 3월 미국 법무부는 미국의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가 다른 LCC인 스피릿항공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양 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관련 노선 운임이 30%나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소송 여부는 전혀 확인된 바 없고 미국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12일 미 법무부와의 대면 미팅을 통해 미 법무부 측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타임라인도 미정이고 당사와 지속 논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합병이 미국 내 시장 경쟁 제한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네 가지 이유를 근거로 반박했다.

대한항공은 △한미 노선에서 한국인 승객이 대다수라는 점 △한국 공정위에서 강력한 시정 조치를 이미 부과한 점 △이번 통합은 정부의 항공 산업 구조 조정 및 고용 유지 방침에 당사가 적극 호응함에 따라 진행되는 배경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 △LA·뉴욕·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가 진입해 증편이 지속 이뤄지고 있어 경쟁 환경 복원이 가능한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현재 에어프레미아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주 5회 운항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EU 경쟁 당국도 17일(현지 시간) 양 사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한다며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 조치 방안을 6월까지 제출하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양 사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노선에서 여객·화물 시장의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질이 하락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미국·EU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경쟁력 하락을 감내하고 슬롯(특정 시간 공항 이용 권리)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노선에 투입하는 ‘대체 항공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국내에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기를 각각 3대, 5대 확보했지만 아직까지 기재가 턱없이 부족해 유럽과 북미 모두 취항하기 어렵다.

현재 글로벌 항공 업계가 항공기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각 당국이 심사를 강화하는 분위기라는 평가도 있다. 이달 기준 인천~런던, LA 항공 요금은 각각 평균 170만~200만 원대로 코로나19 전 대비 50% 이상 오른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탓인데 이는 글로벌 항공 업계의 공통 현상이다.

항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 호황으로 아시아나를 인수할 기업이나 사모펀드(PEF)들도 충분할 것”이라며 “비항공사가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도 대한항공의 인수로 제약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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