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징역 15년”…태국 왕실 모독 15세 소녀 50일만에 풀려난 이유

2021년 9월 2일 태국 방콕 중심 아속 사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을 이유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태국 왕실을 모독한 혐의로 구금됐던 15세 소녀가 5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19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인권변호사회(TLHR)는 전날 중앙청소년가정법원이 왕실 명예훼손 혐의로 구금됐던 15세 소녀 타날롭 팔란차이의 석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타날롭은 지난 3월 29일 나콘파톰주 청소년직업훈련원에 구금됐다. 지난해 10월 방콕시청 앞 집회에서 왕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서다.

태국 현행법은 왕실 구성원을 모독하면 최고 징역 15년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왕실모독죄로 재판에 넘겨진 청소년은 19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금 연장을 요청했지만 태국 법원은 조사가 충분히 이뤄져 자료가 확보됐다면서 타날롭 측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태국에서는 2020년 2월 젊은층의 지지를 받았던 미래선진당(FFP)이 해산되자 전역에서 정기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규모 집회가 연달아 개최됐다.

태국 정부는 당시 중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 90명을 구금했다. 이 가운데 84명을 재판에 넘기고 6명을 석방했다. 왕비의 자동차 행렬 앞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3명은 “왕비의 자유를 해치려 했다”는 이유로 기소되기도 했다.

2021년 8월에는 청소년 3명이 방콕경찰서 밖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여했다 실탄을 맞았다.

한편, 지난 14일 총선을 통해 1당에 오른 전진당(MFP)은 전신인 FFP에 이어 왕실모독죄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위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