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도 35세 '어른이보험' 판다… '연령 경계' 사실상 붕괴

전민준 기자 2023. 5. 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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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했다.

한화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확대하면서 10대 손해보험사 중 7개사가 35세 어른이보험을 판매, 사실상 연령 경계가 무너졌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손해보험은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35세로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해지율을 조정해 보험료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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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늘려 장기보험 실적 개선에 들어갔다./사진=한화손보
한화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했다. 연간 원수보험료 10조원 미만인 중소 손보사 중에선 흥국화재와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세 번째다. 한화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확대하면서 10대 손해보험사 중 7개사가 35세 어른이보험을 판매, 사실상 연령 경계가 무너졌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손해보험은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35세로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해지율을 조정해 보험료를 낮췄다. 한화손해보험은 가입연령을 늘리고 보장을 강화해 어린이보험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 등 자녀를 대상 3대 질병인 암·뇌·심장질환을 포함해 각종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긴데 반해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계약자는 부모가, 피보험자는 자녀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도 낮다.

어린이보험을 들면 영·유아 때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높다. 보험사들은 해당 가입자들의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30세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보험은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다는 점도 손보사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어린이보험은 계약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보험 중 하나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4조8434억9800만원으로 2021년 4조6748억3000만원보다 1686억6800만원(3.6%) 증가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증가폭은 농협손해보험(4.6%), 롯데손해보험(8.6%)보다 각각 1%포인트, 5%포인트 낮다. 한화손해보험 입장에서는 후발주자들의 경쟁을 뿌리치는 것과 동시에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가 필요한 셈이다. 앞서 흥국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하반기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바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앞다퉈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2004년 어린이보험 첫 상품이 나왔을 당시 가입연령은 14세였다. 19년 동안 21세가 확대된 것이다. 현재 가입연령 35세인 어린이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7개사다.

저출산으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적 인구가 줄자 연령층을 확대해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보험사들은 보장성 높은 상품으로 젊은 연령층을 끌어들여 장기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 35세 가입이 대세가 되면서 가입연령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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