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인기에도… 제작사는 줄줄이 역성장
OTT 위기… 드라마 투자, 계약도 감소
최근 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주요 콘텐츠 제작사의 실적은 후퇴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수백억대 적자를 이어갔고 삼화네트웍스도 적자로 돌아섰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해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작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은 1분기에 매출 1871억원, 영업손실 302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증권가는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예상했으나 손실액이 예상보다 많았다. 삼화네트웍스는 매출액 110억원에 영업손실은 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47억원 흑자에서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콘텐츠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회사와 국내 방송사들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콘텐츠 투자와 방영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들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광고 수입이 줄면서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OTT 역시 구독자 감소 등으로 위기론이 나오고 있어 비용 절감에 나선 곳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예전만큼 드라마 계약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콘텐트리중앙의 경우 JTBC 드라마 편성과 드라마 ‘대행사’ 동시 방영 판매가 없었던 점이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1분기 콘텐트리중앙의 JTBC 방송 편성은 총 36편으로 전 분기 대비 14편 감소했다. 방송 분야 영업손실은 190억원으로 집계됐다.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가 2월에 종영한 뒤 수목 드라마가 공백이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JTBC가 수목 드라마 편성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해당 시간에 예정돼 있던 기존 작품 편성이 일부 내년으로 미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근 티비엔(tvN)의 수목 드라마 편성 축소로 같은 CJ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작품 수 성장 둔화 우려를 겪는 것과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 제작 드라마는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에스엘엘중앙(SLL)이 제공하는 스튜디오앤뉴(NEW) 제작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10회 만에 시청률 18%를 기록했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20%에 달했다. 비지상파 시청률 1, 2위였던 ‘부부의 세계’와 ‘재벌집 막내아들’과 유사한 수준이다.
SLL 제작 드라마 ‘나쁜엄마’도 최근 시청률 8%를 돌파하며 JTBC 평균 시청률인 5.7%를 크게 웃돌았다. 삼화네트웍스가 제작한 ‘낭만닥터 김사부 3′도 매회 12~13% 시청률을 기록하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6%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콘텐트리중앙과 삼화네트웍스 주가는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콘텐트리중앙은 올 초 3만원에서 점차 떨어져 지난달 올해 최저(2만1850원)를 기록했다. 삼화네트웍스도 연초 최고 3775원을 기록한 뒤 하락 중이다. 4월 들어 주가가 급등해 3550원까지 다시 올랐으나 한 달 만에 약 30%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2~4분기에 기대작 공개를 앞두고 있고 제작사들 역시 수익성 제고에 나선 만큼 실적은 점점 좋아질 전망이다. 콘텐트리중앙은 ‘D.P 2′, ‘정신병동에도 봄이 와요’를, 삼화네트웍스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등을 방송사와 OTT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매년 적자를 내던 콘텐트리중앙도 올해는 적자 폭을 작년보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의 올해 연결 매출 예상치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9716억원이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716억원에서 올해 179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콘텐트리중앙은 글로벌 콘텐츠 투자 확대 기조에 따라 제작 물량을 확대해오다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제작 편수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지만 유통 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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