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G7, 전례없는 대중국 단결 보일 것” 고삐 죄지만··· ‘단일 대오’엔 한계
일본 히로시마에서 19일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에 대한 전례없는 수준의 공동대응 입장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적 강압’ 행위에 대해 공조한다는 내용이 G7 차원에서 처음으로 언급되는 등 강경한 대중 메시지가 담길 전망이다. 다만 대만 문제 등 중국 안보 이슈를 대하는 미국과 유럽의 인식차로 인해 강력한 단일 대오 마련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고위 당국자는 18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중국을 포함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전례없는 (G7의) 단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최근 몇 달 동안 G7 회원국 정상들은 공급망 안정과 회복력은 물론 경제적 활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과의) 디커플링(관계 분리)이 아닌 디리스킹(위험 관리)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 및 경제적 강압을 우려하고 있으며, 군사 현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일부 민감한 한정된 범위의 기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이 같은 주제들을 궁극적으로 공동성명에서 보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연관된 경제안보 이슈를 망라해 거론한 것이다. 경제적 차원에서의 중국 견제를 위해 G7이 일치된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7은 특히 첫 공식 의제로 다뤄지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 관련 공동대응에 대해서도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리스킹’ 언급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을 추구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중국을 핵심 위험으로 지목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G7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이 강화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에너지 및 국제금융 분야의 추가 제재 조치를 내놓을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G7 파트너들과 함께 일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전쟁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추가 제재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AFP통신 등은 19일 히로시마에서 미 고위 당국자가 러시아와 다른 국가 내 70개 기업이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추가로 올라가 미국 수출이 금지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개인과 기업체, 선박, 항공기 등에 대한 제재 300건이 추가로 부과될 예정이다. 그 대상은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에 걸친다고 AFP는 전했다.
영국도 이날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와 구리, 알루미늄, 니켈 수입을 금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86개 기업 또는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G7은 특히 연간 40억∼50억 달러(약 5조3000억∼6조5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다이아몬드 교역도 제재 표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선진국 클럽’ 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단합을 과시하는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 국가들도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중국의 부상과 공세적 행동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대중국 공조 수위에서 미국과 유럽 간 근본적인 입장차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은 경제적 비중이 큰 인태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내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중 간 전략적 경쟁에 직접적으로 휘말려드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특히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미국이 중국의 안보 위협으로 보는 이슈에서 유럽의 딜레마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방중 후 귀국길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우리(유럽)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유럽은) 미국의 추종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을 부른 것이 대표적이다.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폴리티코에 “몇몇 중국 관련 이슈에선 유럽과 미국의 입장 사이에 약간의 간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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