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걱정은 하는게 아니라더라…8조4천억 ‘영끌’ 나섰다는데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2023. 5. 1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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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실탄 확보위해 속도전
해외법인서 8조4천억 모아
1분기 해외법인서 받은 배당
작년 연간총액의 2배 넘어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승환 기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400억원을 기록하며 겨우 적자를 면한 삼성전자가 ‘투자 실탄’ 마련을 위해 해외법인이 보유한 자산을 대규모로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만 해외법인으로부터 들여온 자산은 8조4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으로 지난해 연간 총액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19일 삼성전자가 최근 공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배당금수익(이하 별도기준)은 8조4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보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배당금수익이 127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6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수익이 3조9500억원이었음을 감안해도 올해 1분기 배당금 수익은 2배가 넘는 규모로 급증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반영된 배당금수익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해외법인의 잉여자금을 배당받아 얻게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별도 기준, 자료=삼성전자 1분기 보고서
삼성전자가 이처럼 해외자산을 국내로 들여온 것은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투자에 6조5800억원, 시설투자에 10조7000억원 등 17조2800억원을 썼다고 밝히는 등 미래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최악의 반도체 불황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자금현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100조원이 넘는 잉여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외법인 곳곳에 흩어져 운용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본사가 운용 가능한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삼성전자 국내본사는 지난 2021년말 기준 현금성자산 3조9200억원, 단기금융상품 15조원을 합해 18조92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지난해 12월말에는 현금성자산 3조9200억원, 단기금융상품 1억3700만원으로 감소했다. 1년 만에 5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했고, 해외법인에서도 배당을 받으면서 국내 본사의 ‘실탄’을 채우게 됐다. 이들 자금 상당부분은 이미 투자에 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8조41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합계, 자료=삼성전자 1분기 보고서
해외자산별로는 베트남·중국 지역 법인에서의 배당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베트남 지역 법인인 SEVT·SEV·SDV·SEHC가 보유한 자산은 지난해 말 37조8500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에는 33조5100억원으로 4조3400억원이 감소했다. 1분기 만에 약 11.5% 줄어든 것이다.

중국 지역 법인인 SCS·SCIC·SSS·SDD의 자산은 작년말 38조1300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35조8700억원으로 2조2600억원(5.9%)이 축소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차입없이 투자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차입에 이어 해외 법인으로부터 잉여금 상당을 배당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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