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러 제재 '허점'-중 위험 '견제' 실효성 있는 성과 낼까
기사내용 요약
G7, 러 경제제재 '구멍' 막을 새로운 제재 내놓을 가능성
中 '경제적 위압' 대응하되 강경 일변도로 나서진 않을 듯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서밋)가 개막한 가운데 중국이나 러시아의 '힘의 지배'에 의한 현상 변경이나 확대를 막는 흐름을 만들어 내고 중·러를 견제하는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의장을 맡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법의 지배'의 견지를 향한 결속을 국제사회에 나타내는 결의로 임할 자세"라며 "현재는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G7 정상에게 부과된 책무는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인도 등 대러 제재 동참 '머뭇'…G7, 제재 보완 불가피
G7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은 러시아 주력 은행을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제한하는 등 제재를 가했다. 반면 인도, 중국 등 제재에 신중한 국가들은 오히려 러시아와의 거래가 늘고 있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금수품이 러시아로 흘러드는 허점도 있다. G7은 이러한 제재 허점을 점검해 개별 국가 차원에서라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G7은 우크라이나 정세에 관한 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의 강화를 확인한다. 각 국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나 수출 규제를 발표할 전망이다. 대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해 물자 등을 제공받는 '제재 회피'를 막는 대책도 논의한다. 대러 제재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단에게 제재의 허점을 막기 위해 G7 차원의 제재 이행 강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설리번은 "제재의 확실한 이행과 제재 회피에 대한 대응이 주요 논점"이라고 설명했다.
각국의 제재로 동결한 러시아 관련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 충당하는 방안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러시아 전면 수출 금지 조치에 관해서는 "(협의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가 향후 평화회담 의사를 밝힐 경우 적절한 조건 설정에 관해서도 논의할 방침이다.
G7, 中 경제·군사적 위압 견제도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국·개도국에 대한 관여 강화도 주요 의제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신흥국 등 G7 이외의 국가를 초청해 식량이나 감염병 대책을 둘러싼 논의와 함께 탈탄소를 위한 공급망 협력도 논의한다. 그 중 인도와 브라질 등 8개 초청국은 식량위기나 기후변화 등에 관한 토의에 참가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차량용 전지 등을 둘러싸고 소재나 제품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 특정국에 너무 의존하면 조달이 어려워졌을 때 경제활동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농업에 널리 쓰이는 화학비료 원료도 중국이 수출강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를 둘러싸고 중국 생산이 막히면서 각국 생산이 정체됐다.
요미우리는 "중국은 수출과 투자를 제한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경제적 위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G7에 신흥국을 초청하는 배경에는 신흥국과도 제휴해 이러한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짚었다. "적어도 G7의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년전의 64%에서 44%로 낮아져 규모 만으로 G7이 세계를 주도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
기시다, "법의 지배" 강조하며 중러 억제·G7 결속 주도
같은 날 히로시마로 향하기 전 총리 관저에서도 기자단에 "의장으로서 국제사회를 견인하는 강한 결의와 각오를 가지고 임하고 싶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결의를 확인하고 법치주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켜내는 G7의 의지를 세계에 강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법의 지배'의 중요성을 되풀이하는 기시다 총리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우크라이나 침략을 감행한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동향이다. 중국은 동·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계속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압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일본에 있어서, 그야말로 "다가오는 위기(방위성 간부)"라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NHK는 "기시다 총리로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는 러시아와 패권주의적 행동을 강화하는 중국의 동향을 바탕으로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 유지·강화를 위해 G7의 결속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해석했다.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라는 표현은 일본이 주장해 G7 외교장관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정치 체제에 연연하지 않는, 이 개념이라면, 보다 많은 나라의 지지를 얻기 쉽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G7의 결속을 바탕으로 법치주의를 지지하는 광범위한 동지(동맹)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러를 억제한다. 이는 일본이 그리는 전략"이라며 "중국은 '포위망'을 경계하며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정상회의를 여는 등 대항축 형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7 등 서방, 中 '리스크 제거'하고 관계 단절 대신 '균형' 모색할 듯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러시아에 강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관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미국과 유럽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균형'을 모색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경제안보 논의에서, 중국에 대한 대항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등의 공급망 강화와 경제적 위압에 대항하기 위한 협의체 신설에 합의하는 한편, 중국 경제를 전면적으로 떼어내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을 G7에서 공유하는 방향이다.
서밋에 참가하는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5일 회견에서 대중 관계와 관련해 "EU는 경제나 외교에서 리스크는 줄여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했다. 설리번 보좌관도 동조해 대중관계에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요미우리는 "핵심기술 유출 등은 억제하되 안보와 직결되지 않는 분야의 경제관계는 유지하는 노선"이라며 "경제관계의 상호의존이 국가 간에 진행되면 평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은 중러 동향에서 환상으로 변했다. 의장국인 일본은 억지와 대화 양립의 길을 찾는 논의를 주도하는 역할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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