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해진 헐크, 장타는 여전했다

양준호 기자 2023. 5. 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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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샷을 멀리, 더 멀리 보내려고 씨름하는 삶이었죠. 이제 밤새 끙끙대는 것은 안 해요. 그저 좋은 골프를 하는 데만 집중하려고요."

'헐크'로 이름을 날리며 세계 골프를 손안에 뒀던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 그는 확 바뀐 외모만큼이나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골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다섯 번 놓친 디섐보는 그린은 세 번만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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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챔피언십 첫날
디섐보, 4언더 선두권으로 출발
티샷으로 평균 347야드 선봬 '눈길'
밀가루·유제품 등 끊고 8㎏ 감량
'세계 1위' 람 6오버·임성재 10오버
브라이슨 디섐보가 19일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4번 홀 티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브라이슨 디섐보가 19일 PGA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에서 샷을 한 뒤 볼 방향의 갤러리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AP연합뉴스
2021년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 당시의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드라이버 샷을 멀리, 더 멀리 보내려고 씨름하는 삶이었죠. 이제 밤새 끙끙대는 것은 안 해요. 그저 좋은 골프를 하는 데만 집중하려고요.”

‘헐크’로 이름을 날리며 세계 골프를 손안에 뒀던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 그는 확 바뀐 외모만큼이나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골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9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파70·7394야드)에서 열린 제105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 달러) 1라운드. 디섐보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18홀을 다 끝낸 선수들 중 선두에 올랐다. 악천후로 대회가 늦게 시작돼 상당수가 중간에 경기를 멈췄다.

디섐보는 1년 전만 해도 미식축구의 육중한 수비수를 연상케 하는 ‘슈퍼 덩치’였다. 첫 우승이 나온 2017년에 88㎏이었던 체중을 2020년 ‘코로나 브레이크’ 동안 110㎏(키 185㎝)까지 늘린 뒤 쭉 유지했다. 400야드 안팎의 ‘미친 장타’를 뿜으면서도 더 멀리 칠 방법에 몰두했다.

하루에 단백질 셰이크를 최소 7통씩 먹어 치우던 그는 지난해 말 3주 만에 8㎏을 뺐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초장타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가벼워진 몸과 마음이 다시 화제가 된 것이다.

디섐보는 급격한 ‘벌크업’으로 잦은 부상 등 부작용이 생기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혈액 검사에서 알러지 반응이 확인된 식품이 너무 많았던 것도 결정적이었다. “옥수수·밀·글루텐(밀가루 단백질의 일종)·유제품 등 좋아하는 거의 모든 것들에 알러지 위험이 있더라고요.” 하루에 5500㎈를 섭취하던 그는 지금은 2900㎈를 넘지 않는다.

살을 뺐는데도 파워는 그다지 줄지 않았다. 이날 티샷으로 평균 347야드를 보냈고 366야드를 친 홀도 있다. 7번 홀(파4)에서는 6번 아이언으로 267야드를 친 뒤 8번 아이언으로 187야드를 보내 그린 주변까지 갔다.

몸과 동작이 전에 없이 경쾌해진 모습이다.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다섯 번 놓친 디섐보는 그린은 세 번만 놓쳤다. “2018년의 스윙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제법 잘되고 있다”는 그는 “이런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낸 게 나도 놀랍다. 페어웨이를 많이 놓치지 않았고 좋은 퍼트도 꽤 나왔다”고 말했다.

오크힐CC는 지옥 코스로 악명 높다. 깊고 질긴 러프, 좁은 페어웨이, 헷갈리는 그린까지 ‘3종 세트’로 선수들을 괴롭힌다. US 오픈 개최 코스 중 하나인 윙드풋처럼 어렵다는 평이 많은데 윙드풋에서 열린 2020년 US 오픈 우승자가 바로 디섐보다.

2년 연속 마스터스 컷 탈락 등 최근 부진을 털고 우승까지 달리면 디섐보는 LIV 골프 소속으로 메이저 트로피를 품는 최초 기록을 쓰게 된다. 앞서 같은 LIV 소속의 ‘앙숙’ 브룩스 켑카(미국)가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렸으나 욘 람(스페인)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다.

세계 랭킹 1위 람은 6오버파를 쏟아내 공동 117위까지 밀렸다. 세계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LIV 소속 더스틴 존슨(미국)과 같은 3언더파 공동 3위. 지난주 국내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간 임성재는 버디 없이 10오버파 80타를 쳐 최하위권으로 밀렸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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