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위령비 참배 기뻐… 희생자들에게 위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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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한국인 위령비를 찾아와 참배한다고 하니 반갑고 기쁜 마음입니다. 식민지 시절 일본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도 기뻐할 것입니다."
19일 주요 7개국(G7) 초청에 따른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박 씨는 "그때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말 그대로 위령(慰靈·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함)이 될 것"이라며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한국의 좋은 소식을 듣고 있지만, 위령비에 묻힌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일본식 이름을 써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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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으로 아버지·외삼촌 잃어
“피폭자 권익 활동 계속할 것”
히로시마 = 글·사진 서종민 기자 ashomon@munhwa.com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한국인 위령비를 찾아와 참배한다고 하니 반갑고 기쁜 마음입니다. 식민지 시절 일본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도 기뻐할 것입니다.”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미국 원자폭탄이 떨어진 1945년 8월 6일 중학교 1학년이었던 박남주(91) 씨는 히로시마 서구 자택에서 17일과 18일에 걸쳐 문화일보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일본대한민국국민단(민단) 부인회장 등을 맡으며 피폭자(被爆者) 권익을 위해 평생 힘쓰고 있다. 박 씨는 한국 대통령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78년 만에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과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할 예정이다.
19일 주요 7개국(G7) 초청에 따른 윤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박 씨는 “그때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말 그대로 위령(慰靈·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함)이 될 것”이라며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한국의 좋은 소식을 듣고 있지만, 위령비에 묻힌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일본식 이름을 써야 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역 대표로 윤 대통령을 따로 만나 대화하는 자리도 제안을 받고 생각해봤지만, 건강이 나빠져 무리라는 생각에 참배까지만 함께하기로 했다”며 “윤 대통령 옆에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 아닌지”라고 되물으며 크게 웃기도 했다.
원폭은 한국이 식민지였던 당시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인으로서는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제도 교육도 받던 박 씨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박 씨는 피폭자로서 피부암·유방암 등으로 투병 생활을 해 왔다. 원폭의 탄착 순간 그는 폭심지(爆心地)로부터 1900m 떨어진 노면열차(트램)에 탑승하고 있었다. 식탁 위에 히로시마 지도를 펼친 박 씨는 붉게 칠한 피폭 중심지를 살짝 벗어나 있던 당시 자신의 위치를 짚었다. 그다음 폭심지 쪽을 짚고는 “이쪽에 있던 외삼촌은 행방불명됐다”며 “외삼촌을 찾겠다고 나갔던 아버지는 집에 돌아온 후 피를 토하고 쓰러지셨다”고 했다. 박 씨 아버지는 피폭에 의한 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박 씨의 달력에는 주 2회꼴로 외출 일정이 적혀 있었다. 인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당시 상황을 전하는 ‘증언 활동’ 일정이라고 박 씨는 설명했다. 박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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