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집회’ 장옥기 건설노조위원장, 집시법 위반 등 4차례 구속 전력

불법 집회 전력자 제한 없어
일부 노조원 과격 행태 방치

지난 17일 새벽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위원장 등 민주노총 집행부들이 불법 집회를 주최하다 처벌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지만 불법 집회 전력자에 대한 집회·시위를 사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일부 노조원들의 과격 행태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박 2일 불법 노숙 집회를 주도한 장 위원장은 과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확인된 것만 4차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위원장은 2017년 11월 국회 앞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무단으로 행진을 주도해 집시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2020년 4월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건설노조원들이 마포대교 남단에서 약 1시간 동안 연좌 농성을 벌여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2014년에도 송전 철탑에서 농성을 하다 법정 구속됐다.

경찰은 장 위원장이 주도한 16일 집회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노숙 등 불법 행태로 흐를 가능성을 예견했지만 규정상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장 위원장은 집회 개최 직전에는 용산경찰서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일 소환 요구를 받고 출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장 위원장은 지난 1일 노동절 당시 주최한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대통령실 인근인 용산구 삼각지파출소 앞에서 안전 펜스를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집시법 위반 조사 대상이었다. 집시법 제16조(주최자의 준수 사항)에는 주최자가 집회 질서를 유지해야 하고, 불가능할 경우 즉각 종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폭행, 협박 등 폭력 행위로 이어질 경우 주최자도 처벌 대상이다. 장 위원장은 집회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는 건설노조 측에 장 위원장의 집시법 위반 관련 경찰출석 조사 여부 등을 물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불법 시위 전력만 가지고 집회를 모두 금지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개연성이 있다면 조금 더 엄격한 기준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집시법 제5조에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원은 주최자의 과거 전력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규태·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