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한국게임학회…김정태 교수 “회원 동의 없이 성명서 발표”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게임학회에 ‘종신회원’ 회비를 납부한 구성원”이라며 “성명서라면 구성원에게 최소한의 동의 또는 알림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한국게임학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서와 전일 입장문 등 관련 내용의 동의나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전일 게임진과의 통화에서 “(입장문을) 오늘도?”라며 “(성명이 공유되지 않는 것과 관련) 아마도 운영위원회 승인을 득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성명 참여자 이름이) 원래 들어가는 것이 맞고 (없이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라고 답했다.
김 교수는 위정현 학회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언급한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위 학회장은 과거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전 후보 캠프에서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을 맡았다. 위 학회장은 당시 P2E에 대해 우려 의견을 전달했음에도 이재명 후보가 게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P2E를 막는 것은 쇄국정책”이라고 발언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이와관련 김 교수는 “대선당시 양캠프 내 P2E를 포함한 가상자산을 다루는 공식선거조직을 여럿이었고 대부분 대선당시 양캠프 모두 P2E에 긍정적이었다”라며 “양캠프 모두 P2E 등 가상자산 이슈에 대한 공식행사를 다수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게임메타버스특보단의 공식행동은 발대식 1회 뿐이었다. 특보단임명장은 2021년 12월 29일 발행되었고 발대식은 1월 중순이었다”라며 “이대표(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G식백과 출연은 2021년 12월 21일이었고 12월 초중순부터 유튜브 출연논의가 있었다. 2021년말에서 1월초에 특보단이 발족되었으니 대선캠프에 공식제안을 할 수 없다. 시간의 선후 관계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한국게임학회가 논란에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지난 10일 발표한 “위믹스 사태와 관련하여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구한다”라는 성명문이 발단이 됐다. 한국게임학회는 김남국 의원이 일으킨 고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을 ‘위믹스 사태’로 규정하고 ‘위믹스 이익공동체’라는 표현을 덧붙여 P2E 업체 및 협단체의 국회 로비설을 제기했다. 당시 학회는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증거가 없는 의혹 주장에 즉각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가상자산 ‘위믹스’ 및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 생태계를 주도하는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는 지난 11일 “로비는 사실무근이고 오히려 한국게임학회에 지난 2020년부터 각종 학술발표대회뿐만 아니라 설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등 관련해 총 5회에 걸쳐 2800만원을 후원한 적은 있다”라며 “또한 불과 며칠 전 5월 8일에도 위메이드에게 한국게임학회 춘계 학술발표대회 명목으로 500만원 후원을 요청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위정현 학회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형사고소했다.
같은날 한국게임산업협회도 입장문을 발표하고 위정현 학회장이 게임업계의 국회 입법 로비설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로 게임산업을 폄훼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업계가 국회에 입법 로비를 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낭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런 소문을 들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게 느껴왔다’는 말로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관련 논란은 ‘위믹스’ 및 위메이드 그룹주 투자자들의 소송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로비설 제기로 인해 ‘위믹스’와 위메이드 그룹주의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위정현 학회장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관련 위정현 학회장 및 한국게임학회는 하태경 의원이 SNS를 통해 밝힌 P2E 합법화 시도가 있었다는 의견 등을 제시하며 지난 18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거듭 국회 로비설을 주장했다. 19일에는 ‘위믹스발 코인게이트, 원인과 대안을 모색한다’라는 토론회도 개최한다.
이 같은 논란에 제3대 게임물관리위원장과 7대 및 8대 한국게임학회장을 역임했던 한국게임정책학회 이재홍 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최근 “한 정치인의 코인투자로 인한 이해충돌의 문제가 P2E게임 로비의혹까지 확산되면서 설전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자칫 잘못하면 게임산업이 총선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정쟁상황에 휘말려 산업을 지원해야 할 정부와 정치계가 역할을 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사태가 전개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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