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투자 의혹 제2 존리 막아라”… 금감원, 자산운용 내부통제 강화

코로나 이후 첫 대면 워크숍
임직원 사익추구 근절 주문

차명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가 조만간 결론이 날 예정인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고객 돈을 굴리는 자산운용업계의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이해상충·직무정보 이용·대주주 불법 신용공여 등 임직원의 부적절한 사익추구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1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준법감시인 워크숍’에서 “과거 사모펀드 사태나 임직원의 부적절한 사익추구 의혹 등으로 실추된 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첫 대면 행사로 금감원·금융투자협회 관계자와 340여 자산운용사의 준법감시인, 관련 업무 임직원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임직원의 이해충돌 방지를 거듭 강조했다. 제재사례 발표를 통해 임직원의 부적절한 사익추구 행위 근절을 주문했다. 지난해 불거진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존 리 전 대표의 차명계좌 투자 의혹 등을 염두에 둔 감독 당국의 주문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오는 25일 예정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대규모 투자자 손실을 낳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검사 과정에서 적발한 주요 규정 위반 사항도 안내하며 투자자 보호를 요청했다. 현직 준법감시인이 자사 불건전 영업행위 등 방지를 목적으로 정보교류 차단 관련 내부시스템을 운영한 일 등 모범사례도 제시됐다. 취약 펀드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당부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특별자산펀드의 운용 현황과 시사점을 짚어보면서 금감원은 “밀착 모니터링 등 철저한 위험관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워크숍에서는 업계 주요 현안인 ‘토큰증권’의 제도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금감원은 토큰증권의 개념과 증권성 판단 원칙을 설명하고, 현재 논의 중인 발행·유통체계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또 허수성 청약을 막기 위한 기업공개(IPO) 제도 개편에 대해선 최근 개정된 협회 ‘인수업무규정’ 등의 주요 내용을 안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에도 투자자보호 강화 및 자본시장 신뢰 제고 등을 위해 자산운용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내부통제 내실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