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167㎞ '과속스캔들' 논란 확산

김태환 2023. 5. 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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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속도 80㎞ 초과 주행에 부하직원이 운전했다 진술
LG 창업주 구인회 동생 구평회 셋째 아들…LS지분 1.8%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도심 속에서 시속 167㎞로 과속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부하직원이 자신이 운전했다며 '거짓 진술'을 해 논란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자신의 페라리 스포츠카로 서울 도심에서 시속 167㎞의 과속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구 회장 부하직원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을 했다 들통나는 등 거짓 진술마저 나오면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구 회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되면 사건사고가 적기로 유명한 범LG가에 구설수를 만드는 불명예를 안길 것이란 관측이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 구자균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 회장의 부하직원 김 모 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9일 밤 11시 30분경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자신의 페라리 스포츠카를 시속 167㎞로 과속하다 단속 카메라에 찍혔다. 도로교통법상 제한속도보다 시속 80㎞ 이상 초과할 경우 과태료나 범칙금이 아닌 30만 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 등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구 회장이 주행한 올림픽대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인데, 구 회장은 시속 87㎞ 초과 주행했다.

당시 경찰이 구 회장에게 조사하라고 통보했으나 직원 김 씨가 지난해 12월 23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올해 초 이뤄진 2차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1차 조사와 달리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김씨는 차량에 탑승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직접 출석해 자신이 차량을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김 씨가 단순 과태료 납부 사건으로 알고 회장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려고 '과잉 충성'해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한 것이다"면서 "회장께선 단순 과속으로 벌금형이 유력하기에 별도의 사법적인 대응을 준비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벌금형을 받게 되면 사건사고가 적기로 유명한 범 LG가에 구설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처음 구 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을 때 조사를 받지 않고 부하직원이 조사를 받았다는 점이 사건 해결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하직원이 과잉충성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더라도 회장이 직접 나서서 결자해지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사건사고가 적기로 유명한 범LG가에 어울리지 않는 오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평소에 여가활동으로 스포츠카와 오토바이를 즐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스포츠카와 오토바이 모두 일반 승용차보다 속도가 빠른만큼 구 회장이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구자균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구인회의 동생인 구평회의 셋째 아들로, 사촌으로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 등이 있다. 부인 독고진씨와 사이에 장녀 구소연씨와 차녀 구소희씨가 있다.

LS그룹에 대한 지분은 구자균 회장이 1.85%로, 구자열 LS 회장(1.87%), 구자엽 LS전선 회장(1.46%), 구본규 LS전선 부사장(1.16%),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1.34%),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1.94%)과 비슷한 수준을 가지고 있다.

구 회장은 고려대 법과대학 졸업,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3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1997년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역임하고 2005년 LS산전(LS일렉트릭 전신)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 LS산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10년 단위로 사촌끼리 경영권을 번갈아가며 가져가는 것과 달리 구 회장은 약 20년간 LS일렉트릭 한 곳에서만 경영해왔다.

구 회장은 회장에 취임 이후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스마트에너지사업에 적극 뛰어들 실적을 내고 있다. LS일렉트릭의 2023년 1분기 매출 9758억 원, 영업이익 81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7%, 101.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에너지 분야의 관심과 공로를 인정받아 구 회장은 2009년 5월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초대 회장에 선출됐으며, 지금까지도 회장직을 맡고 있다.

LS그룹이 사촌경영 오너 일가인만큼, LS일렉트릭에도 조카 관계인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이 전력자동화 사업 디지털 전환(DX), 수소 등 미래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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