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충당금 더 쌓아야

기사내용 요약
부동산담보 위주 기업대출 폭발적 증가…연체율 등 건전성 악화
금융당국, 상호금융조합 건설·부동산 대손충당금 130%로 상향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이 4주 연속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5% 하락해 지난주(-0.07%)보다 낙폭을 0.02% 포인트 줄였다. 사진은 7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3.05.0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금융당국이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호금융조합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을 현행 100%에서 130%로 상향하는 내용의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사가 대출 부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 놓는 적립금으로 부실위험 정도에 따라 다른 적립 비율이 적용된다.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앞으로 상호금융조합은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에 대해 일반 기업대출에 30%를 가산한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조합이 건설·부동산 업종 대출잔액 대비 쌓아야 하는 충당금 비율은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정상' 1%→1.3%. '요주의'(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 10%→13%, '고정'(3개월 이상 연체 중 일부 회수 가능) 20%→26%, '회수의문'(3개월 이상 연체액이 예상 회수 금액 이상) 55%→71.5% 등으로 조정되며 '추정손실'(회수 불능)' 단계는 100%로 동일하다.

감독규정 개정으로 상호금융조합이 더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이 향후 10년 간 약 6978억원 규모일 것으로 금융위는 추산했다.

상호금융권 가운데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의 2213개 조합과 4개 중앙회가 이번 규제 강화의 적용을 받는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조합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관련 대출 부실이 급증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상호금융조합의 기업대출 규모는 2020년 말 45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38조원 규모로 급증했다. 토지 및 상업시설 등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상호금융조합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주요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은 2020년 말 1.17%에서 지난해 말 1.52%로 0.35%포인트 증가했으며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의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같은 기간 1.61%에서 1.84%로 0.23%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순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8.31%에서 8.26%로 0.05%포인트 줄었다.

저축은행이나 여신금융업 등 타 업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 적립률 등에 비해 상호금융조합에 대한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저축은행의 경우만 해도 PF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적용 요율이 자산건전성 분류에 따라 정상 2~3%, 요주의 10%, 고정 30%, 회수의문 75% 등으로 상호금융업에 비해 엄격하다.

금융위는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부동산업과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상호금융업의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건전성 제고를 위한 손실흡수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향후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충분한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함으로써 상호금융업의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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