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허위 신고, 112는 증가·119는 감소…해석 다양

부산경찰청 최근 3년 동안 112 허위 신고 꾸준히 증가세
즉결심판 회부도 한해 평균 160건
반면 119 장난전화·허위신고는 급감…최근 5년 동안 처벌 사례 단 2건
"한 건의 장난전화로 심각한 상황 초래할 수도" 주의 당부

부산경찰청. 송호재 기자

지난달 부산역에 불이 났다고 허위 신고를 한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5.12 부산CBS노컷뉴스="부산역에 불났다" 신고에 경찰 '코드제로'…알고 보니 허위] 최근 3년 동안 부산에서 발생한 112 허위 신고와 처벌 건수가 계속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119에 접수된 장난·허위 신고는 꾸준히 감소하고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역에서 불이 났다"는 다급한 신고가 112에 접수된 것은 지난달 27일 0시 5분. 경찰은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부산의 관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에 대응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한 뒤 대응에 나섰다. 화재를 조기에 진압하기 위해 소방당국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신고는 가짜였다. 경찰에 붙잡힌 신고자 A(50대·남)씨는 "지인에게 따돌림 당해 홧김에 전화했다"며 허위 신고 사실을 털어놓았다. 결국 A씨는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역. 송호재 기자

사건은 하나의 소동으로 끝났지만, 한 사람의 장난 전화는 경찰력과 소방력의 낭비를 초래했다. 당시 경찰은 순찰차 5대와 경력 20여 명을 투입해 1시간 가까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협조 요청을 받은 소방당국 역시 진화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야 했다.

이같은 112 허위 신고는 매년 증가 추세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역에서 접수된 112 허위 신고 건수는 2020년 216건에서 2021년 23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244건으로 다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즉결심판에 넘긴 신고는 2020년 150건, 2021년 153건, 지난해 177건으로 전체 허위 신고의 70% 정도였다.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건에 대해 정식 형사소속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약식 재판을 받게 하는 제도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소방본부 제공

매년 수백 건의 허위 신고가 등어오는 경찰과 달리 소방당국에 접수된 119 장난·허위 신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화재나 구급, 구조가 필요한 상황을 거짓으로 알릴 경우 '허위 신고'로, 장난으로 판단해 소방력이 출동하지 않는 경우는 '장난 전화'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19에는 이같은 허위 신고나 장난전화 모두 거의 접수되지 않고 있다는 게 소방당국 설명이다.

처벌로 이어진 경우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허위 신고로 처벌한 사례는 지난 2020년 단 1건으로, 당시 허위 신고자에게는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했다. 장난 전화 역시 지난 2021년 벌금 10만 원을 부과한 1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상반된 허위 신고 현황에 대해, 해당 기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119에 화재나 구조 관련 상황을 장난 등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 최대 5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처벌 강화와 함께 이를 꾸준히 홍보하다 보니 신고가 줄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식이 예전보다 훨씬 성숙해진 것도 장난 전화 건수가 크게 줄어든 요인"이라며 "다만 화재와 구조, 구급 신고에 한정된 119와 달리 경찰은 생활이나 질서 부분 신고까지 모두 들어오는 만큼, 신고 건수 자체가 많지 않을까 싶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한편 부산의 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의 경우 정신 질환자의 오인 신고나, 반복되는 신고 전화, 상담 전화로 이용하는 사례까지 모두 허위 신고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고 건수도 많고, 허위 신고도 많은 것 같다"며 "경찰과 소방당국이 정의하는 허위 신고의 개념이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건수도 중요하지만 단 한 건의 허위 신고로도 심각한 경찰·소방력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허위 신고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시민 여러분께도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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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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