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200만원 토해내도 그만둘래’ 경찰대 조기퇴직자 ‘사상 최다’

2023. 5.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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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 졸업생이 임용 후 6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이행하지 않고 옷을 벗는 '조기 퇴직자' 숫자가 올해 사상 최다를 기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 등을 위해 조직을 떠나는 경찰대 조기 퇴직자는 연간 10~20명 안팎 수준이었다.

조기 퇴직자들은 경찰대학 설치법에 따라 상당한 금액의 경비를 국가에 토해내고 옷을 벗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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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복무 6년 이행 않고 조기 퇴직한 경찰대 졸업생들
올해 1~4월 넉달 만에 27명…대부분 로스쿨行 추정
올해 졸업생도 4명 포함…임용 잉크 마르기도 전에
조기 퇴직자 상환경비 7200만원 토해내고 옷벗어
경찰대 출신 30대 간부 “변호사 기대수익 더 높으니…”
“로펌서 경찰대 출신 변호사 몸값 잘 쳐준다” 얘기도
尹정부 경찰대 견제 기조에 승진 등 불투명 전망도 작용한 듯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지난 3월 2일 충남 아산시 경찰대학에서 경찰대학생(제43기)과 편입생(제1회,제41기), 경위공채자(제72기)의 합동 입학식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대학 제공]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찰대학 졸업생이 임용 후 6년의 의무 복무기간을 이행하지 않고 옷을 벗는 ‘조기 퇴직자’ 숫자가 올해 사상 최다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 등을 위해 조직을 떠나는 경찰대 조기 퇴직자는 연간 10~20명 안팎 수준이었다. 올해는 단 4개월 만에 30명에 육박하는 조기 퇴직 ‘러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찰대 견제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헤럴드경제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4월 6년 동안의 의무 복무를 이행하지 않고 제복을 벗은 경찰대학 졸업생은 27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례적일 정도로 예년 대비 훨씬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조기 퇴직자가 나왔던 2011년(27명)과 같은 수치로, 경찰 내부에서는 이미 올해가 사상 최다 조기 퇴직자가 발생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근무 연차별로는 1년 미만이 4명, 2년 미만 9명, 3년 미만 8명, 4년 미만 1명, 5년 미만 2명, 6년 미만 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조기 퇴직자(27명)의 절반에 달하는 13명이 졸업·임용이 2년도 채 안 된 ‘새내기 경찰 간부’였던 셈이다. 특히 1년 미만 근무자 4명은 지난 2월 졸업, 3월에 임용된 이들로, 일선 현장 업무를 제대로 경험해보지도 않고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대 신입생 정원은 지난 2021년부터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조기 퇴직자들은 경찰대학 설치법에 따라 상당한 금액의 경비를 국가에 토해내고 옷을 벗어야 한다. 전자관보에 게재된 올해 경찰대 졸업생 기준 상환경비는 학비와 기숙사비, 수당, 급식비, 피복비 등을 포함해 총 7197만원이다.

경찰청은 조기 퇴직자들의 이후 진로를 별도로 조사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이 로스쿨 진학을 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찰대 출신의 한 30대 간부는 “로펌에서 경찰대 출신 변호사에 대해 몸값을 잘 쳐준다는 얘기가 많다”며 “일부 최상위권 대학 출신이 아니라면 경찰대를 가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상환경비에 대해서도 “변호사생활 2~3년만 해도 상환경비 다 내고 경찰 월급보다 많지 않냐”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찰 조직과 경찰대 견제 기조가 뚜렷하게 이어지면서 경찰 핵심부를 장악해온 경찰대 출신의 ‘호시절’이 끝났다는 인식도 조기 퇴직 러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한 간부는 “최근 경찰 인사를 보면 경찰대 출신들이 승진 등에서 역차별 등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경찰대 폐지 논의까지 이뤄지는 마당이라 조기 퇴직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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