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장비, 자동으로 감지돼 잡힌다···서울 지하철역 최초 도입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역 화장실에 불법촬영장비 자동 감지 시스템을 전국 지하철 중 최초로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지하철경찰대 직원이 불법촬영장비를 탐지하고 있는 모습.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 지하철역 화장실에 불법촬영장비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장치가 전국 지하철 중 처음으로 도입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하철역 범죄 예방책을 19일 발표했다. 공사는 먼저 1호선 서울역·종로3가역·동대문역 화장실에 불법촬영장비 탐지 시스템을 시범 도입하고 향후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불법촬영장비 탐지 시스템은 촬영장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열을 감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시스템이 열 발생을 포착하면 관제센터에 자동으로 알리고, 직원이 출동해 장비를 제거하게 된다.

공사 관계자는 “불법촬영 범죄가 대부분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하는 만큼 먼저 여자화장실 위주로 시스템을 설치하고, 추후 남자화장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죄 발생 시 신속한 신고가 이뤄지게 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지하철역 내 여자화장실, 수유실, 고객안전실에는 경찰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직통전화 589대가 새로 설치된다. 직원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긴급구호 비상호출장치도 613대를 확충한다.

공사는 폐쇄회로(CC)TV 장비를 개량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지능형 모니터링 시스템을 2025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성범죄 발생 건수가 많은 역사에는 에스컬레이터 등에 부착하는 ‘안심거울’을 설치한다. 2호선 교대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에는 조명 밝기를 높이고 CCTV를 집중 배치한 ‘안전지대’가 만들어진다.

서울시와 공사는 지하철 범죄 발생 시 직원이 간단한 조사와 사실관계 확인을 할 수 있도록 ‘제한적 사법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