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경매에 돈 몰린다
25억 호가 은마, 26.5억에 낙찰
강남3구 잇단 재경매에 관심폭주
“매각가율 소폭 반등...바닥 다져”
최근 6개월간 강남 아파트의 매각가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통계상으로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강남권 아파트 경매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은마아파트가 지난 18일 경매 삼수 만에 낙찰이되면서, 강남권 다른 알짜 경매 ‘줍줍’ 물건에도 투자자들의 유입이 예상된다.
1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강남구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5건이며 이 중 매각 건수는 4건이었다. 매각률은 26.7%, 매각가율 78.3%로 각각 집계됐다.
강남구 아파트 경매 통계를 최근 6개월로 넓혀보면 매각률은 28%에 매각가율은 86.1%였다. 6개월 평균과 비교하면 지난달 매각가율이 뚝 떨어진 셈이다. 월별 추이를 살펴봐도, 강남구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은 지난해 11월 95.9%, 12월 89.5%, 1월 89%, 2월 85.9%, 3월 77.5%, 4월 78.3%를 기록해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하락 통계가 오히려 최근 집값 반등 기조와 맞물려 바닥 신호라는 인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전날 3차 매각에 나온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최초 감정가는 27억9000만원,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의 64% 수준인 17억8560만원이었다. 이 평형대는 현재 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 매도 호가가 24억~25억원에 형성돼 있다.
이날 경매에는 무려 45명이 몰려, 감정가의 95% 수준인 26억5289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이 물건은 지난해 11월 첫 경매 당시, 동일 면적 실거래 가격이 하락하며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고 두번째 경매도 유찰된 바 있다. 이번 경매는 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며, 감정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은 물론 호가도 뛰어넘는 가격을 써낸 수요자들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낙찰된 청담동 상지리츠빌 전용 201㎡도 비슷한 사례다. 해당 물건은 지난 2월 첫 경매에서 최저 입찰가 36억4000만원, 3월 진행된 2차 경매에서 최저 입찰가 29억1200만원에 나왔을 당시에는 모두 유찰됐다. 이후 지난달 5일에는 최저 입찰가 23억2960만원으로 경매 삼수에 나섰는데, 당시 무려 33명이 몰렸다. 이에 가장 높게 부른 매수자가 감정가의 85.5% 수준인 31억1380만원에 낙찰받았다. 2위, 3위로 높게 써낸 이들도 감정가의 80%를 웃도는 30억110만원, 30억2만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조만간 입찰 예정 물건도 귀한 강남권 매물이란 점에서 응찰자가 다수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는 6월 1일에는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용 74㎡, 수서동 강남데시앙포레 전용 60㎡이 오는 2차 경매에 각각 나온다. 해당 2개 물건의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 대비 80% 수준인 22억7200만원, 13억6000만원이다.
강남구와 함께 강남3구로 꼽히는 서초구, 송파구에서도 한차례 이상 낙찰자를 찾지 못한 아파트가 잇따라 경매 예정이다. 특히 은마아파트처럼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들이 나와 주목된다.
서초동 서초삼풍아파트 전용 164㎡는 오는 6월 20일 2차 경매에 나온다.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 38억2000만원 대비 80% 수준인 30억5600만원이다. 잠원동 신반포4차아파트 전용 97㎡는 내달 14일 2차 입찰에 최저가 25억9200만원에 나온다.
송파구에서는 신축 대단지로 유명한 아파트 등이 경매에 부쳐졌다. 오는 6월 5일 2차 경매에 나오는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5㎡의 최저가는 감정가 23억1000만원보다 20% 빠진 18억4800만원이다. 2회 유찰된 물건도 있따른다. 신천동 삼성웰리스 아파트 전용 155㎡는 다음달 19일 3차 경매에 최저가 12억원에 나온다.
신제근 탱크옥션 이사는 “현재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최소 6개월~1년 전 감정해, 현재 시세가 하락하며 낙찰가율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3월 대비 4월 매각가율은 소폭 반등해, 통계상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많이 내려온 상태라, 현금을 쥐고 있는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는 강남, 서울부터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가율이 낮아진 지금이 경매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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