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솔루션이 배팅한 ‘에이치투’ 상장 재추진
하반기 기술성평가 통과, 내년 상장 목표
한화솔루션 2대 주주···태양광 발전 시너지 기대
글로벌 ESS 시장 연평균 성장률 23% 전망
계룡시 공장 준공으로 올 본격 매출 예상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3년 5월 18일 16:16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차세대 대규모저장장치(ESS)에 필수인 흐름전지 상용화에 성공하며 한화솔루션(009830)의 투자를 받은 에이치투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투는 코스닥 시장 상장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설정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부터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에이치투는 2021년 미래에셋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늦어도 2023년 하반기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해 IPO 시장 침체에 일정을 연기했다. 에이치투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실현이 기대되는 만큼 사업 외형을 확장해 상장하자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고 전했다.
에이치투는 201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 전문 업체다. VRFB는 향후 2차전지 시장에서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ESS로 주목받고 있는데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매우 낮은 화재 위험성, 큰 용량, 긴 수명 등을 갖고 있다. 에이치투는 2013년 국내 최초로 VRFB를 상용화했다. 2020년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2024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미국 최대 규모인 20메가와트시(MWh)급 VRFB 발전소를 짓는 등 글로벌 VRFB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에이치투는 한화그룹이 2대 주주로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과 5대 금융지주들이 모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IB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 전략적투자자(SI)로 합류한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에이치투 지분은 12.38%다. 큐셀부문(한화큐셀)이 개발하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VRFB간 시너지를 겨냥한 투자였다.
에이치투는 지난해 말까지 진행한 시리즈C 투자에서 2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금액 562억 원을 달성했다. 이때 합류한 신규 투자자들 중 한 곳이 하나증권(20억 원)이다. 하나증권이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에이치투 지분율(1.4%)을 역산하면 에이치투의 기업가치는 1429억 원이다. 이는 2021년 시리즈B 단계에서 172억 원을 투자 받았을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의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외에도 신한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우리벤처파트너스(298870), KB인베스트먼트 등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치투 관계자는 “특히 KB인베스트먼트는 2010년부터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있는데 펀드 만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성장금융이 운영하는 포스코신성장1호펀드(100억 원)도 주요 투자자다.
에이치투는 아직까진 이렇다 할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자본시장 전문 조사업체 딥서치에 따르면 에이치투의 2021년 매출액은 약 7억 원, 영업손실은 18억 원, 당기순손실은 20억 원이다. 지난해 실적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 기업이 14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ESS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110억 달러(약 14조 원)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이후 연평균 23% 성장률로 2030년 2620억 달러(349조 1674억 원)까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월 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6년까지 전국에 26.3기가와트(GW) 규모의 장주기 ESS 설비를 구축하는 데 최대 45조 4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에이치투가 이날 충남 계룡시에 연간 330MWh 규모의 국내 첫 흐름전지 전용 생산사업장을 준공하면서 본격적인 매출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신 에이치투 대표는 “이는 연간 1500억 원 규모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흐름전지의 양산화 체제를 구축해 장주기 및 대용량 ESS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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