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항… “美, 소송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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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위해 2년 넘게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는 가운데, 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당국이 경쟁 제한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라는 의미"라며 "슬롯이 줄면 그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너지는 줄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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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위해 2년 넘게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받는 가운데, 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평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다른 항공사에 아시아나항공의 슬롯(Slot·항공기가 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계획보다 많이 넘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미국과 한국 간 여객 및 화물 운송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의 소송 여부는 확정된 바 없고, 매체가 소송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지난 12일 대면 미팅에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일정도 미정이며 지속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에 ▲한미 노선에서 한국인 승객이 대다수인 점 ▲한국 공정위에서 강력한 시정조치를 이미 부과한 점 ▲이번 통합은 정부의 항공 산업 구조조정 및 고용 유지 방침에 당사가 적극 호응함에 따라 진행된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 진입·증편이 지속해 이뤄지고 있어 경쟁환경 복원이 가능한 점 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 경쟁당국도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을 우려했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중간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한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간 4개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 경쟁, 유럽 전역과 한국 간 화물 운송 서비스 제공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노선에서 승객과 화물을 가장 많이 운송하는 항공사가 탄생하고, 경쟁사가 없어 결과적으로 항공 서비스 가격 인상이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EU 경쟁당국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중간 심사보고서에 대해 “통상적 절차”라고 했다. 다음달까지 답변서를 제출하고 시정조치 방안을 EU 경쟁당국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대응할 계획이다.
미국과 EU가 잇달아 경쟁 제한성을 거론하면서 슬롯을 계획보다 많이 넘겨주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영국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과 코드셰어(공동운항)를 하고, 런던 히스로공항 슬롯 7개를 넘겨야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당국이 경쟁 제한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더 많은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라는 의미”라며 “슬롯이 줄면 그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너지는 줄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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