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

김용출 2023. 5. 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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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영세민에게 '홈 스위트 홈'은 아련한 외국 노래 이상의 것이 못된다. 서울시 집계에 의하면, 서울시 총세대수의 반이 되는 30만 1000여 세대가 '전세', '사글세'란 이름으로 남의 집에 얹혀 눈치 살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과 가계 부채의 급증으로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갭투자 피해도 속출하면서 전세가 수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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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영세민에게 ‘홈 스위트 홈’은 아련한 외국 노래 이상의 것이 못된다. 서울시 집계에 의하면, 서울시 총세대수의 반이 되는 30만 1000여 세대가 ‘전세’, ‘사글세’란 이름으로 남의 집에 얹혀 눈치 살이를 하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막 시작되던 1965년 5월 27일자 한 일간지 기사의 일부다. 기사를 통해서 서울에서 자가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거주 방식을 짐작할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
김정인/휴머니스트/2만5500원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개항이 이뤄지면서 보급되기 시작한 전세임대차는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던 1970년대 전후 현대적 제도로 정착됐다. 전세는 당시 은행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없었던 집주인들의 사금융 역할을 했고, 세입자에게도 계약이 끝나면 목돈을 돌려받을 수 있어서 윈윈의 금융 차원에서 확산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23년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과 가계 부채의 급증으로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갭투자 피해도 속출하면서 전세가 수난을 받고 있다. 전세 제도는 어디로 갈까.

책은 부동산, 노동과 복지, 금융경제, 정치와 경제, 국제관계 등 한국 경제의 핵심 영역에서 현재를 만든 주요 사건들을 비교 연결해 현재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이를 위해서 다루는 사건은 해방 직후 토지개혁을 시작으로 1962년 증권파동, 1970년대 강남개발, 1993년 금융실명제, 1997년 외환위기, 2023년 갭투자와 깡통전세까지 모두 46개.

혼란스런 시사 뒤에는 가지런한 역사가 있다. ‘오늘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내일의 모습’을 예감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펼쳐볼 필요가 있을지도.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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