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시장역 도살 현장 직접 가봤습니다"

문원빈 기자 2023. 5. 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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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4 헬스테이션 체험기…소름 끼칠 정도의 게임 분위기 재현

"영등포시장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현상이 제보되고 있다. 괴음성도 들려온다.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영등포시장역에서 수 차례 제보되는 괴현상을 함께 조사하자고 요청했다. 영등포시장역에 유령승강장이 존재하는데 그곳에서 미스테리한 일이 벌이고 있다는 의견이다.

도대체 영등포시장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현장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직원과 특수 수사 본부 요원들, 그리고 함께 현장을 조사할 동료들이 모여 있었다.

특수 수사 본부 요원은 임시 현장 상황실에서 사전 조사한 현장 정보를 브리핑했다. 현장은 크게 3개로 구분할 수 있다. 피로 적힌 문구, 곳곳에서 보이는 핏자국, 참혹하게 죽은 시체, 의문의 마법진, 어디론가 통하는 차원문 등 각종 현장 사진들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브리핑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곧장 현장으로 이동했다. 현장은 일반적인 지하철 통로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사용하지 않은 승강장이 있었다.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평생 존재조차 몰랐을 공간이다. 본래 10호선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데 그 계획이 철회되어 건설 작업도 멈춰진 상황이라고 한다.

특수 수사 본부 요원은 손전등을 건넸다. 현장은 전기가 통하지 않아 매우 어두우니까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진짜 손전등 없이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겠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두웠다.

현장 벽면을 살펴보니 바닥은 죄다 핏자국이었다. 벽면에는 '세 명이 오리라', '증오하라' 등 한국어로 적힌 의문의 문구들이 곳곳에 적혀 있었다. 알 수 없는 문자로 적힌 문구도 있다. 피를 직접 만져보니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끈적였다.

다음 현장에는 도살된 시체들이 천장에 매달리거나 널부러져 있었다. 시체 주변에는 시체를 옮길 때 사용한 거로 추정되는 수레와 도살용 흉기들도 발견됐다. 방 안이 온통 피로 범벅됐을 만큼 끔찍한 상황을 보며 범인의 정체가 더욱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통로에는 토막난 시체들이 벽면에 방치되어 있다. 너무 부패되어 썩어 문드러지고 해골들은 검게 변색됐다. 시체를 넣은 관도 여럿 보인다. 첫 번째 현장부터 천장에 피로 만들어진 듯한 막이 형성되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호기심은 곧 분노로 전환됐다.

두 번째 현장에서 통로를 지나면 어떤 의식이 치뤄졌던 공간이 나타난다. 제단 위에 눈알이 뽑히고 내장에 파인 시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슴에는 말뚝이 박혀 있다.

시체의 피는 어디론가 흘러 내려갔다. 그리고 제단 앞 정체불명 마법진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법진이 완성되자 그 앞에 거대한 악마 석상이 나타났다. 저 악마를 소환하기 위한 의식인가. 악마의 실체는 볼 수 없었다. 

마지막 현장에는 어디론가 연결되는 차원문이 있었다. 특수 수사 본부 요원은 조사 결과 안전한 상태라 자유롭게 살펴봐도 좋다고 안내했다. 정말 누군가가 그 안에서 나타나지도, 차원문과 연결된 장소로 이동할 수도 없었다.

현장을 둘러봤지만 의문만 쌓이게 됐다. 범인은 누구인지, 악마의 정체는 무엇인지, 죽은 시체들은 도대체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된 것인지 등 의문만 더 증폭됐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6월 6일 출시되는 '디아블로4'를 즐겨볼 계획이다. 

여기까지가 블리자드 신작 '디아블로4'가 한국 팬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 이벤트 '헬스테이션' 체험 후기다. 현장을 본 후 "정말 이 정도까지 디아블로4에 진심일 필요가 있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앞서 브리핑에서 사진들을 보자 소름이 끼쳤다고 했던 이유는 현실적인 현장 연출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의 리얼리티는 사진으로 모두 담아지지 않는다. 직접 체험하면 확실히 다르다. 오픈 베타, 서버 슬램으로 디아블로4를 경험한 유저라면 "어… 이거 게임에서 봤는데"라고 떠올리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벽면에는 게임 속에서 볼 수 있는 문구도 있지만 각종 한국 문화 패러디 글도 많다. 이를 염두에 두고 보면 더 재밌다. 한국어 외 디아블로 세계관 상형 문자로 적힌 문구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간이 여유로울 때 해석해 보길 바란다. 추가로 흰색 글씨로 적힌 숫자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승강장 건설 당시 적은 표시로 행사와 전혀 무관하다.

점프 스케어도 존재한다. 현장 조사는 7인 1조로 진행되는데 분명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는 인원이 나타날 것이다. 각종 시체는 징그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 넘친다. 라트마를 안고 있는 릴리트 석상은 정말 거대하고 멋지다. 릴리트의 의상, 뿔, 날개 등 디테일 요소를 전부 놓치지 않았다.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다. 기존에 만들어진 현실 공간을 이벤트 공간으로 사용하니까 오브젝트 배치가 제한적이다. 차원문이 출구와 연결되어 밖으로 나가는 연출이면 더 재밌었을 텐데 제한적인 구조가 아쉽다. 차원문은 포토존으로 활용됐다.

또한 천장에 배치된 천의 재질도 디테일이 조금 부족했다. 이는 디아블로4 시네마틱 트레일러 '세 명이 오리라'에서 릴리트 소환 연출 표현이다. 트레일러처럼 촘촘한 그물 재질이었으면 더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을 텐데 아쉬웠다.

물론 이런 것들을 다 나열해도 만족도가 훨씬 높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진행한 게임 오프라인 이벤트 중 톱3 안에 넣을 정도로 장소 섭외, 테마, 싱크로율이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사진에서 플래시로 밝게 보이지만 현장은 정말 어둡다. 어둡고 폐쇄적 공간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입장하길 바란다.  

사실 영등포시장역 미사용 승강장은 헬스테이션 행사가 아니었으면 입장은 물론 존재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곳을 입장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블리자드는 방문객들의 실시간 사진 공유를 위한 환경도 조성했다. 디아블로 팬들이라면 꼭 방문해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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