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욕설 들으며 물러났다…침통한 오그레디, 보는 사람도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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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본인도, 지켜보는 팀과 팬도 고통이다.
한화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끝 모를 침묵에 빠져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비슷한 맥락에서 오그레디의 향수병을 걱정하고 있다.
오그레디도 팀도 팬도 고통에서 벗어날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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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선수 본인도, 지켜보는 팀과 팬도 고통이다. 한화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끝 모를 침묵에 빠져 있다.
오그레디는 18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친 뒤 8회초 대수비 권광민과 교체됐다. 한화는 0-7로 끌려가다 9회말에 터진 권광민의 우월 3점포 덕분에 영패는 면했다. 한화로선 오그레디에게 바라던 그림이었을 텐데, 증명한 게 없으니 권광민에게 기회를 넘겨야만 했다.
2군에서 조정 시간을 보내고 지난 11일 1군에 돌아온 오그레디는 여전히 결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복귀 후 5경기에서 17타수 2안타(타율 0.118)로 부진했다. 삼진을 9차례 당하면서 볼넷은 단 1개를 골라냈을 정도로 선구안도 역시나 좋지 않다.
김태형 야구해설위원은 오그레디의 타석을 지켜보면서 "오른쪽을 조금 잡아놓고 치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본인이 급할 것이다. 본인 생각대로 안 되고 있으니까"라고 설명하며 안타까워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저조한 수치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오그레디의 멘탈이다. 오그레디는 2군에서 재정비하기 전까지 17경기에서 타율 0.127(63타수 8안타), 8타점, 4볼넷, 31삼진으로 부진했어도 반등하고자 하는 의욕이 보였다. 훈련 시간보다 일찍 나와 특타를 진행하는 등 부진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금도 반등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예전보다 표정이 훨씬 어두워져 더 걱정스럽다. 타석에서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서서 맥없이 물러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스스로도 답답하다는 듯한 제스처도 여러 차례 취한다. 보는 이들이 그나마 품고 있던 실낱같은 기대감마저 떨어뜨리는 태도다.
팬들은 그런 오그레디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한 관중은 라인업을 확인하면서 "오그레디는 왜 또 들어갔냐"며 크게 분노했다. 0-3으로 뒤진 5회말 1사 1루 기회에서 오그레디가 이날 2번째 헛스윙 삼진을 기록하고 더그아웃으로 물러날 때는 한 팬이 선수를 바라보며 욕설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기도 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비슷한 맥락에서 오그레디의 향수병을 걱정하고 있다. 최 감독은 "6월에 가족 오고 그러면, 외국인은 혼자 있는 것과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것의 차이가 크더라. 성향도 외향적인 성향이 아니라서 저런 친구들은 향수병이 더 있는 것 같다"며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먼저 해결돼야 타석에서 결과도 좋아지리라 예상했다.
한화는 오그레디가 이른 시일 안에 반등하길 누구보다 바랄 것이다. 100만 달러를 투자했던 투수 버치 스미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타자 리카르도 산체스에게 4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한 상황에서 곧바로 90만 달러에 영입한 오그레디까지 실패를 인정하고 교체 카드를 꺼내기는 부담스럽다.
오그레디는 이제 안타 하나를 쳐도 기뻐하기보다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천진난만하게 기뻐하기에는 머쓱한 성적이기도 하지만, 위축된 마음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좋은 흐름으로 이어 가기 어렵다. 오그레디도 팀도 팬도 고통에서 벗어날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 답답한 시간만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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