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나토, 러시아 경고 무시하고 우크라 받아들여야"

박재하 기자 2023. 5. 1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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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앞서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미국외교협회(CFR) 토론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편입시키는 것은 현명한 미국 정책이 아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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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가입이 양국에 더 안전"…가입 반대 입장 선회
"미중 갈등 극심… 5~10년 내 3차대전 일어날 수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6일~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통신 주최의 신경제포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헨리 키신저(99) 전 미국 국무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전날(17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진(東進)을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삼았을 만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하지만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핀란드의 합류를 막지 못했고 오히려 나토와 맞댄 국경의 길이가 2배로 늘어나게 됐다.

키신저 전 장관은 "유럽인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무장하고 최첨단 무기를 제공하자'고 말하고 있다"며 "이는 미친 듯이 위험한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잘못된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가 혼자 고독하게 싸우는 국가로 방치되지 않고 유럽의 보호를 받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미국외교협회(CFR) 토론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편입시키는 것은 현명한 미국 정책이 아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우크라이나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겪게 될까봐 나토 가입을 반대했었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중립 우크라이나'라는 개념은 의미가 없다"며 입장을 바꿨고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도 이를 인정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름반도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에 정복한 영토 대부분을 포기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러시아가 크름반도 최대 도시이자 흑해 함대가 주둔하는 세바스토폴은 지키려 할 것이라고 봤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쟁이 이렇게 끝난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불만의 균형'(balance of dissatisfaction)이 잡힌 상태가 된다"며 "푸틴 대통령에게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으로 더 안전해질 것이라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나토 역시 수차례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리디미르 젤렌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분명히 하겠다.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자리는 유로-대서양 가족이자 나토에 있다"며 "모든 동맹국이 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 대립으로 3차 세계대전이 5~10년 내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공존을 위한 접근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1차 세계대전 직전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 서로를 전략적 위협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균형이 깨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인류의 운명은 미국과 중국이 잘 지내느냐에 달려있다"며 "AI(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그 길을 찾는데 5~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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