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위기를 기회로 바꾼 르노코리아의 컨테이너 활용법
2023. 5. 19. 08:01
-자동차 전용선 부족에 따른 해결책 제시
-1개 컨테이너에 3대 싣고 하루 75대 작업
-비용 절감 및 안정적인 수출 가능해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안정적인 수출 판로를 형성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 전용선과 함께 컨테이너 수출을 시작했다. 해운 물류 비용을 크게 줄이고 배 수급 시 발생하는 변수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17일 부산공장에 직접 방문해 회사가 컨테이너 수출을 하게 된 자세한 이유와 실제 체결 방법 등 전 과정을 살펴봤다.
완성차 회사에게 있어 수출은 더 없이 중요한 요소다. 부족한 내수를 채워줄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간 전체 판매 실적은 수출이 견인했는데 전년 대비 63.3% 증가한 총 11만7,020대의 실적을 거뒀다. 효자 차종인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 수출은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74.8% 성장한 9만9,166대의 실적을 이뤘고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또한 지난해 대비 23.9% 증가한 1만7,329대가 해외로 나갔다.
르노코리아는 수출에 힘입어 지난해 총 16만9,641대를 출고해 전년 대비 27.8% 성장하며 회복에 강한 시동을 걸었다. 올해도 흐름은 긍정적이다. 꾸준히 상승 중이며 지난달의 경우 총 7,779대를 수출해 전체 판매에 81%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출은 절대적인 영향을 가지고 브랜드 성장 최전선에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상황에서 현재 수출은 녹록치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제품이나 회사의 경영이 아닌 물류에서 드러난다. 코로나 이후 해운 물류 비용이 급격히 오른 것. 르노코리아 역시 이 부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2020년 대비 자동차 전용선의 1년 평균 용선료가 2~3배 가량 뛰었다며 상당한 손실을 우려했다. 비용과 함께 수급난도 어려움을 밝혔다. 중국에서 전기차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선적의 공급보다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해결책으로 컨테이너에 차를 넣어 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해마다 치솟는 자동차 전용선 용선료 대비 컨테이너 물류 비용은 안정화를 찾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는 수급 채널이 다양하고 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어 변수 대응도 유리하다. 결정적으로 생산된 차를 부산공장 안에서 직접 컨테이너로 넣은 뒤 부산 신항(10㎞ 거리로 가깝다)으로 가기 때문에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아낄 수 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자동차 전용선 대비 10% 저렴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컨테이너 수출을 시작하게 됐다. 다만 이 같은 손익을 내기 위해서는 컨테이너 1개에 3대의 차를 넣어야 했고 크기와 구조 등을 고려해 아르카나가 최종 선정됐다.
사실 차를 컨테이너에 싣는 경우는 기존에도 있었다. 모터쇼나 인증용처럼 특수목적에 해당하는 차들이 사용하던 방식이다. 하지만 양산 개념으로 대규모 수출은 르노코리아가 처음이다. 그만큼 품질과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수 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지금의 방식을 도입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안쪽에 들어가는 첫 번째 차는 뒤로 넣어 공간을 확보한다. 이후 21도 각도의 별도 렉을 설치해 두 번째 차를 대각선으로 올려 넣는 방식이다. 마지막 차는 온전히 전방 주차로 채워 넣는다.
차간 거리는 물론, 양 끝 컨테이너 사이에도 안전 핀을 설치해 흔들림은 찾아볼 수 없다. 작업 시간은 20분이며 하루 최다 25개 컨테이너(75대)가 부산 신항으로 옮겨진다. 이 외에 국내에서 차를 싣고 해외에서 다시 내리는 모든 과정은 글로벌 물류기업인 세바로지스틱스(CEVA Logistics)가 맡아 전문성을 키웠다.
회사 관계자는 "르노그룹 내 다른 공장과 비교해 생산과 품질 경쟁력은 정상에 위치할 정도로 좋다"며 "그만큼 물류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부산공장의 큰 임무이고 최선의 해결책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새로운 경쟁력을 찾고 성장하기 위한 르노코리아의 노력이 돋보이는 방식이다.
한편, 현재 르노코리아의 컨테이너 수출은 전체 10%만 담당하고 있으며 프랑스향 물량만 적용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호주와 맥시코 등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부산=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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