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축제" 와우중'굿모닝 넷볼' 미라클 "우리 꿈은 전국대회 우승!"[다시 학교체육ON-경기도교육청]
"매일이 운동회 같아요. 재미있어요."
아침햇살이 싱그럽게 빛나던 지난 16일 오전 7시40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와우중학교 운동장은 아침 이른 시간부터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했다. 이날은 2학년 7반과 10반의 반대항 넷볼 B조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반 대표로 뽑힌 각 7명의 아이들은 연두색과 분홍색 유니폼을 나눠 입고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굿모닝 체육활동, 모두가 하나되는 '축제의 장'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불리자 친구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다. 7반의 (김)태훈이와 10반의 (엄)태윤이는 나란히 앉아 "우리반 경기라 응원하러 왔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10반 체육부장' (김)민서는 두 손도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민서는 "영상을 찍으러 왔다. 전후반 경기를 찍는다. 단체방에 올린다. 응원하러 오지 못한 친구들도 볼 수 있고, 영상을 통해 부족한 점도 짚을 수 있다. 운동회 느낌이다. 체육 수업 때 넷볼 규정을 배운다. 반 대항전이다보니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재미있다"며 웃었다.
운동장에는 7반과 10반 친구들만 모여있는 게 아니었다. 5반의 (정)해윤이는 "친구들이 넷볼을 흥미롭게 봐서 함께 구경하게 됐다. 각 반의 잘하는 애들이 하는 경기다. 옆 친구에게 물으면 룰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 같이 하니까 팀워크, 배려심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6반의 넷볼 대표' (이)채린이는 "넷볼 수업을 받은 것은 2학년 시작해서고, 본격적으로 한 것은 4월부터다.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 오늘은 우리반 경기가 없다. 수행평가를 준비하면서 다른반 경기를 구경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이재선 와우중 교장은 "아침 체육활동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아침부터 굉장히 활기차다. 아침 체육활동을 진행할 때 세 가지 목표가 있었다. 심신단련, 공동체 의식, 인성함양이다. 실제로 아침 리그전을 진행한 이후 아이들끼리의 사소한 문제까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정규 교과시간 전 아침시간대 체육활동을 개설했다. 코로나19로 약해진 학생 신체 건강 및 정서 회복을 위함이다. 가능한 많은 학생이 아침 체육활동을 통해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했다. 와우중처럼 학급대항 종목별 리그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경기도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심리-정서적 안정감, 스포츠맨십까지 장착
치열하게 펼쳐졌던 7반과 10반의 경기는 단 1점 차로 승패가 갈리게 됐다. 10반이 7대6으로 승리했다. 운동장에서 정정당당, 페어플레이를 펼쳤던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스포츠맨십'을 발휘했다. 7반의 (최)민경이는 "1점 차로 패했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며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1반의 (공)도원이와 9반의 (오)은비도 "10반, 승리 축하해"라며 인사를 건넸다.
짜릿한 승리를 챙긴 10반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임)소윤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뛴다. 애들이 응원 안 올줄 알았는데, 응원해줘서 고맙다. 1등 상품이 10만원이다.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김)서연이는 "이겨서 뿌듯하다. 반 대항전이라서 기싸움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오히려 더 돈독해진 것 같다"고 했다. (문)배연이는 "반 친구들이 다 같이 응원을 온다. 담임 선생님도 경기를 보러 나오신다. 경기 끝나고 다 같이 교실 문을 여는 그 순간이 정말 좋다"며 미소지었다.
윤종현 와우중 체육교사는 "존 레이티 하버드대 교수의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이 실제로 와닿는 것 같다. 수업시간에 조는 친구도 줄어들었다. 굉장히 좋은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까지는 과도기였다. 넷볼 학급대항전을 2주 정도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했었다. 올해는 학교체육을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학기 내내 리그전을 진행중이다. 학교체육을 통해 떨어진 체력은 물론 심리적, 정서적으로 힘든 부분을 채워주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리그전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도 더 좋다. 아이들과 논의해 아침에 진행하고 있다. 넷볼 덕분에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는 학생들도 굉장히 많다. 수업에 배운 내용을 가지고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진행된 차원이라 아이들이 즐겁게 임한 것 같다. 아침에 늦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실제 늦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했다.
▶더 큰 목표를 향한 노력, 확실한 동기부여
넷볼로 체력도 다지고 우정도 굳건히 새긴 아이들은 이제 더 큰 꿈을 향해 간다. 바로 경기도 교육감배 스포츠클럽대회 우승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018년 이후 중단된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부활했다. 반 대표 선수 일부는 학교 대표로 교육감배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7반 대표로 뛴 (김)지현이가 대표적인 예다. 지현이는 "반 대표, 학교 대표로 둘 다 이름을 올렸다. 반 대항전이 있는 날에는 반 대표로 뛴다"고 했다.
교육감배를 준비하는 3학년 (김)하람이와 (유)서이는 "목표는 당연히 전국 우승"이라며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람이는 "거의 매일 아침에 나와서 30분 이상 연습한다. 7월에 첫 대회가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연습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힘든데 막상 나오면 재미있다. 체력적으로 훈련이 되니 다른 수업에도 힘이 생긴다"고 했다. 서이도 "운동하고 1교시 수업에 들어가면 집중이 잘 된다. 1~2학년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체육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지금은 정말 신난다. 공부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김민영 와우중 체육교사는 "그동안 교내 스포츠클럽 대회를 진행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의 동기부여 측면에선 부족한 면이 있었다. 교내에서 진행한 것을 교외활동으로 연계해 큰 대회에 나가게 되니 아이들이 확실히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동기부여가 남다르다. 우선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 우리의 목표를 교내, 화성시가 아니라 경기도, 전국으로 잡으면 아이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1등 목표는 내가 설정해준 건 아니다. 하지만 경쟁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경쟁을 통해 이길 때도 질 때도 배우고, 이를 통해 성장한다. 높은 목표를 잡고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소프트볼 국가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성정현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과장은 "코로나19 등으로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축제를 재개하기로 했다. 단위학교별 다양한 학생 스포츠 활동이 지역의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로 연계된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은 다양한 신체활동과 존중, 배려, 정직 등의 인성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해 저하된 기초체력과 정서, 관계 회복을 통해 즐겁고 건강한 학교생활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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