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난기류에 임금 갈등까지"…갈길 먼 아시아나

김동현 기자 2023. 5. 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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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년째 맞는 대한항공 합병…올해도 '미지수'
조종사 노조는 임금 갈등, 실적 전망도 '흐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작업이 하염없이 길어질 조짐이다. 대한항공과 합병은 유럽연합(EU)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조종사 노조는 월급을 올려달라며 거리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2019년~2022년 4년 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하면서 사측 인상률이 낮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5988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등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항공화물 수요 감소와 항공기 가동률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보일 수 있다.

3년째 이어지는 대한항공 합병 작업…올해 완료도 미지수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최대 과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 여부다.

현 상황은 그닥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이후부터 3년간 합병 작업을 진행 중으로 올해에는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놓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EU가 끝내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무산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매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해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국민 세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매각이 불발되면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다른 매수자를 찾는 것도 힘들지만 이미 투입된 공적 자금도 적지 않아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할 수 있다. 일부에선 합병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을 파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뉴시스]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주최하고 조종사노조 연맹,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관한 'APU 임단협 승리를 위한 산업은행 앞에서의 1차 투쟁 집회'의 모습.(사진=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제공)

임금 인상 두고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으로 내홍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임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2019년~2022년 4년 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데 3년분 임금 동결에는 공감대를 보였지만 2022년 임금 인상을 놓고는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2.5% 인상을 제시했지만 조종사 노조는 10% 인상을 원한다. 노조측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임금 인상률이 1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고 조종사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는 한편 거리 집회까지 열고 있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은 2021년과 2022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이익을 기록했지만 산은의 눈치를 보며 4년간 2.5%의 인상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산은은 임금 협상에 관여하는 것을 중단하고, 회사는 성실한 자세로 임금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 일각에선 무리한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노조 측은 뜻을 굽히지 않을 방침이어서 향후 노사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영업익 전년비 47.7%↓…연간 실적 전망도 흐림

올해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조4563억원, 영업이익 9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7% 감소했다. 1분기 순손실 62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년동기대비 43.02% 늘어난 6조2067억원의 매출액과 542.42% 증가한 59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가동률 증가와 고정비 상승 등을 1분기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2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15.25% 오른 7조1530억원을 올릴 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45% 이상 감소한 32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본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로 화물 사업 매출이 지속적인 감소를 보일 수 있는 데다 중국 노선 회복이 더디고,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여객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재무구조 개선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최근 몇 년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4분기 1482%에서 올해 1분기 1671%로 189% 포인트 증가했다. 2분기에도 부채비율은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업계에선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아시아나항공 회생에 필수요건이라고 본다.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한 뒤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 자본을 확충하며 재무건전성을 제고한 뒤 실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데다 주력 노선으로 분류되는 중국 노선 수요 회복이 미뤄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통한 기업 신뢰 향상, 규모의 경제 효과로 반등을 노릴 경우 영업이익 레벨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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