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수도는 서울 송파구”…덕질 고인물 공무원의 ‘덕업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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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케이팝 고인물이 송파구청 공무원이 되었다.'
"다른 자치구에서도 케이팝을 이용해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뭔가 새로운 방식으로 송파구를 알리고 싶었어요. '송파구'라고 하면 늘 콘서트 오느라 힘들었던 기억에서 착안했죠." 팬덤 문화에 낯선 동료·상사 등을 설득하기 위해 송파구의 캐릭터 '하하·호호'의 미니 인형과 아크릴 스탠드, '케이팝의 수도 송파' 스티커, '탑꾸'(사진을 담은 케이스를 스티커 등으로 꾸미는 일)한 송파구 상징 카드 등을 직접 제작해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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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케이팝 고인물이 송파구청 공무원이 되었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청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이 한 문장에 온라인이 들썩였다. 인기 웹소설 제목과 표지를 고스란히 따온 듯한 이 카드뉴스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잠실 실내체육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등 케이팝 가수의 대표 공연장이 송파구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송파구가 ‘케이팝의 수도’임을 알리는 내용을 담았다. 구정 소식을 알리는 다른 트위트가 통상 1천건 안팎의 조회수를 기록한 데 견줘, 이 카드뉴스가 올라온 트위트의 조회수는 무려 8만7천건. “홍보 공무원 잘 뽑은 듯한 서울 송파구청.twt”이라며 카드뉴스를 갈무리한 게시글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
화제의 중심엔 송파구청 홍보담당관실의 최이삭(37) 주무관이 있다. 17일 송파구청에서 만난 최 주무관은 “덕업일치(좋아하는 것과 생업이 같은 것) 프로젝트”라며 웃었다. ‘케이팝 고인물’답게 에이치오티(H.O.T) 시절부터 다년간 누군가의 ‘팬’으로 살아왔다는 그다. 책상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과 ‘굿즈’가 가득하고, 수시로 동료들에게 함께 ‘덕질’(좋아하는 대상을 파고드는 일)을 하자며 영업한다. 지난해 임기제 공무원으로 입사한 그는 구청 홍보담당관실에서 에스엔에스(SNS)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다른 자치구에서도 케이팝을 이용해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뭔가 새로운 방식으로 송파구를 알리고 싶었어요. ‘송파구’라고 하면 늘 콘서트 오느라 힘들었던 기억에서 착안했죠.” 팬덤 문화에 낯선 동료·상사 등을 설득하기 위해 송파구의 캐릭터 ‘하하·호호’의 미니 인형과 아크릴 스탠드, ‘케이팝의 수도 송파’ 스티커, ‘탑꾸’(사진을 담은 케이스를 스티커 등으로 꾸미는 일)한 송파구 상징 카드 등을 직접 제작해 선물하기도 했다.
최 주무관이 지난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포카(포토카드) 자랑대회’가 실패한 경험을 솔직하게 녹여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잠실 주경기장에서 케이팝 가수가 공연하는 서울페스타가 열리는 걸 보고 공연장이나 송파구 관내 식당, 카페 등에서 각자 꾸민 ‘포카’를 ‘#케이팝의수도송파구’란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하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였는데 결과가 처참했다. 무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홍수’ 기간과 겹쳤기 때문. 대회 참가자는 달랑 5명뿐이었다. 갖은 ‘덕질’에 단련된 그가 이 정도로 좌절할 리 없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영업한 끝에 올해 6월에 ‘포카 자랑대회 파트2’를 대대적으로 열게 됐어요. 경품으로 아이돌 ‘굿즈’ 같은 상품을 내걸고요.” 송파구를 ‘케이팝의 수도’로 알리는 다음 카드뉴스는 잠실 주경기장 대기실 내부 등을 촬영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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