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日 리그 최하위권 수준" 4강 좌절에 쓴소리까지

한국 대표로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 선수권 대회에 출전 중인 대한항공의 4강행이 좌절됐다. 8강 리그 첫 경기에서 일본의 산토리 선버즈에 완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18일(현지 시각) 바레인 마나마의 이사 스포츠 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조별 리그에서 산토리에 세트 스코어 0 대 3(21-25, 19-25, 19-25)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조별 예선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바양카라에 당한 1 대 3 패배까지 2패를 기록했다.

8강 같은 조에 속한 자카르타 비양카라 프레시시는 같은 날 몽골의 바양홍고르와 대결에서 3 대 0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19일 바양홍고르에 승리를 거둬 1승 2패가 되더라도 이미 2승을 확보한 산토리, 자카르타에 밀려 4강에는 오를 수 없다.

조별 예선 3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1개를 포함해 19점(공격 성공률 52%)으로 공격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에이스 정지석이 단 3점에 그쳤고, 팀 전체 범실도 28개나 나왔다.

산토리의 에이스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의 맹폭에 무릎을 꿇었다. 무셜스키는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1개를 포함해 15점(공격 성공률 59%)을 터뜨렸다. 여기에 알랭 주니오르(쿠바)는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12점을 올렸고, 왼손잡이 미들 블로커 켄지 사토도 공격 성공률 87.5%(8번 중 7번 득점)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많은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준비한 것을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오늘 경기는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완패"라고 분한 감정을 드러냈다.

상대 에이스 무셜스키 공략에 대해서는 "나름 방어한다고 방어는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며 "심지어 오늘 무셜스키가 평소보다 더 잘했다"고 평했다. 이어 "무셜스키가 처음에 공격을 했을 때 바운드시키거나 수비를 해냈으면 그 기회를 살려서 우리가 득점을 해야 하는데 그 기회를 놓치면 끝난 것"이라고 짚었다.

정상급 선수로 세계 배구계를 주름잡던 무셜스키 입장에선 편안한 경기였다. 무셜스키는 경기 후 대한항공의 수준을 평가해달라는 한국 취재진 요청에 "솔직하게 말하면 9위, 10위, 11위 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10개 구단으로 구성된 일본 리그 남자부 기준에서 하위권 수준이라는 의미다.

한국 팀을 처음 상대해봤다는 무셜스키는 "한국 팀은 수비가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팀이 나를 막으려 한다.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면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겨서 기분 좋고 마지막에는 체력을 좀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일본 리그에서 활약 중인 무셜스키는 다른 나라에서도 뛰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시설 등 모든 부분에서 편안하다"면서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나라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V리그에서도 뛸 수 도 있냐는 질문에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짧게 답했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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