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업비트 우회'까지 하며 번 위믹스…'신생코인'으로 날린 김남국

박현영 기자 2023. 5. 1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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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이 '개인지갑' 출금 막자…업비트 거쳐 클립으로 44억 위믹스 이체
클립으로 보낸 위믹스, '예치'하며 모으다 '클레이페이'에 몰빵 투자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가상자산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자리가 비어 있다. (공동취재) 2023.5.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1월 말 '빗썸에서 업비트로, 업비트에서 카카오 '클립'으로 위믹스(WEMIX)를 보냈던 과정이 '이상거래'로 탐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업비트를 단순 '이동 채널'로만 쓴 것으로, 당시 빗썸이 '개인 지갑'으로의 출금을 막아 빗썸에서는 클립으로 위믹스를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업비트를 통해 '우회'까지 하며 클립으로 보낸 위믹스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 서비스에 예치됐다. 그러나 그는 우회에 예치까지 하며 벌어들인 위믹스를 '신생 코인' 클레이페이(KP)에 투자함으로써 큰 손해를 봤다. 클레이페이는 이른바 '먹튀' 사기를 뜻하는 '러그풀' 프로젝트다.

◇빗썸이 '개인 지갑' 출금 막아 업비트로 '우회 거래'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원은 지난해 1월 31일 오전 4시께 빗썸에서 업비트로 62만개(약 47억원)를 보내고, 오후 3시쯤에는 그중 57만7000여개(약 44억원)를 클립으로 보냈다. 클립은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다.

이는 단 12시간도 되지 않아 일어난 거래다. 이에 업비트는 거액의 위믹스가 업비트를 '거쳐간 것'을 이상거래로 봤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목적은 빗썸에서 클립으로 위믹스를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굳이 업비트를 거쳐 위믹스를 보낸 이유는 당시 빗썸이 클립을 비롯한 '개인 지갑'으로의 출금을 막았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해 1월 24일 개인 지갑으로의 출금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빗썸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한 NH농협은행이 '트래블룰'(travel rule) 시행에 앞서 출금 금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해 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인의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인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농협은행이 규제를 강화한 것이 김 의원의 '수상한 거래'가 덜미를 잡힌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개인 지갑으로의 출금은 불가능했지만 업비트 같은 '타 거래소'로의 출금은 가능했다. 이에 김 의원은 빗썸에서 업비트로,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각각 47억원, 44억원에 달하는 위믹스를 보냈다.

최종적으로 클립에 도달한 위믹스는 스테이킹(예치)에 쓰였다. 김 의원 클립 지갑의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업비트로부터 위믹스를 받은 직후 그는 예치 서비스 '클레바'로 위믹스를 보냈다. 클레바는 위메이드가 개발한 위믹스 예치 서비스로, 예치 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김남국 의원의 지난해 1월 31일 거래. 빗썸에서 업비트로,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위믹스를 보낸 후 예치 서비스 '클레바'에 위믹스를 예치했다. 클레바에선 위믹스를 예치하고 보상으로 클레바 토큰을 받을 수 있다. 보상으로 받은 클레바 토큰은 다시 김 의원 클립 지갑에 입금됐다. 글레이튼스코프 갈무리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14일에도 비슷한 거래를 했다. 2월 14일에도 같은 방식의 거래를 했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 김 의원은 2월 14일에도 빗썸에서 업비트로 10차례에 걸쳐 26만여개(약 17억원) 위믹스를 보내고, 업비트에서 클립으로 23만여개 위믹스를 보냈다. 클립으로 보낸 위믹스는 다시 스테이킹에 쓰였다.

◇우회·예치로 쌓은 위믹스, '신생 코인'에 투자했다 100분의 1토막

김 의원은 2021년 빗썸에서 위믹스를 매수하며 위믹스를 본격 '매집'하기 시작했다. 그는 탈당 전 민주당 진상조사단에 위믹스를 포함해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한때 100억원에 달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클레바, 클레이스왑 등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를 활용해 모아둔 위믹스를 더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16일, 그가 모아둔 위믹스는 '뜬금없는' 거래에 활용된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클립 지갑의 거래내역을 보면 2022년 2월 16일 클레이스왑에서 김 의원 클립 지갑으로 클레이페이 토큰 59만여개가 입금됐다.

클레이스왑에서 위믹스와 클레이페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클레이페이 토큰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교환을 신청한 위믹스가 당시 36억원어치였다. 클레이페이는 과거 가격 데이터가 없어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으나 조선일보는 이를 30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김 의원이 30억원대의 위믹스 클레이페이는 당시 출시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 잡코인에 '몰빵투자'를 한 것.

이후 클레이페이 발행사는 이른바 '먹튀 사기'를 의미하는 '러그풀'을 감행, 지난해 4월 이후로 공식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까지는 향후 개발 일정 등을 소개했지만 공개된 일정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 가격은 발행 초기 대비 100분의 1 토막이 난 상태다.

김 의원도 30억원 이상을 '베팅'한 클레이페이를 적정 시기에 매도하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그는 4700여만원어치 클레이페이 토큰을 보유 중이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이번 사태 이후 처음 발표한 '입장문'에 클립 지갑 보유 내역을 공개하면서 이 4700여만원어치 클레이페이 보유 내역을 숨겼다.

그가 예치 서비스까지 이용하며 위믹스를 적극적으로 벌어들인 점을 고려했을 때, 발행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 코인'에 3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먹튀 사기'까지 당한 점은 큰 의혹을 낳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위믹스의 경우 상장사이자 대형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해 '믿을 만한' 가상자산이라고 생각해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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