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에도 전문가 "바닥론 아직 일러"
"실거래가 상승 일부일뿐…하반기 재조정 전망도"
"규제완화·대출금리 하락세·공급 부족에 상승"전망도
서울을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오르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하면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되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최근 집값 반등을 두고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고 올해 말 역전세난이 확대하면서 다시 한번 집값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집값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동산 조정기와 달리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했다. 최근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오르고 실거래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 3개월간 잇따라 상승했다. 지난 1월 1.1%, 지난 2월 1.95%, 지난 3월 1.61% 각각 올랐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한 지수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최근 실거래가가 상승하면서 슬슬 움직이는 분위기"라면서 "집주인들은 오히려 실거래 가격이 상승하자 매물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최근 소비자들은 '현재 집값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리스크는 줄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가격이 더 조정된다 하더라도 나름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부분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집값 하락 폭이 크다 보니 발생한 '기술적 반등'이라는 설명이다.
김인만 소장은 "부동산 가격은 지난 7년간 오르다 겨우 1년 하락했다"며 "최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건 지난 4분기 집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발생한 '데드캣 바운스'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식시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최근 상승 거래는 일부 핵심 대단지 아파트 위주"라면서 "그 외 아파트는 거래 회복이 더디다는 점에서 매수 심리가 완전히 돌아왔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집값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올해 말 역전세난이 심화하면 부동산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2021년 하반기 전셋값이 최고점이었으며 이때 맺은 계약이 종료되는 시기가 올해 말"이라면서 "그쯤 역전세난이 심화하고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집값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윤수민 위원은 "최근 금리에 대한 불안감이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소비자의 매수 심리 회복 여부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지켜보면서 전셋값이 회복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병탁 팀장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는 점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시적 반등으로 그칠 수 있다고 본다"며 "만약 하반기가 넘어서도 지속해 거래량이 늘어난다면 그때는 '상승 반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도 있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공급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7일 기준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00건으로 지난해 4월(174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아울러 부동산 매매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신고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달 말까지는 4월 계약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준석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대출 금리도 하락세"라면서 "통화량도 증가하고 분양가도 높아지는 등 상당수의 지표가 집값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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