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출장 중에…공무원 잇단 극단선택,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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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4년차 공무원인 A씨는 오는 8월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 신랑이었다.
6년차 공무원 최모씨(32)도 "민원인에게 지원이 어려운 부분을 안 된다고 말하고 가능한 것 중 선택하라고 했더니 손에 있던 플라스틱 물컵을 내가 앉아 있는 방향으로 던졌다"고 했다.
민원인 행패뿐 아니라 과도한 업무량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은 것도 공무원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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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알려진 것만 3건이다. 현직 공무원들은 민원인의 위법 행위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데다 과도한 업무량, 적은 보수, 수직적인 사내 문화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40분쯤 봉화읍 한 아파트에서 봉화군청 소속 30대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4년차 공무원인 A씨는 오는 8월 결혼을 앞두고 있던 예비 신랑이었다.
같은 날 오후 8시쯤에는 강원 원주시에서 공무원 B씨(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에도 원주시청 소속 공무원 C씨(25)가 출장으로 온 경남 거제 리조트 숙소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C씨는 '일이 힘들고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민원인의 위법행위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민원인의 위법행위는 총 7만8767건이다. 2019년 2만5548건에서 2021년 2만7133건으로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폭언·욕설이 6만6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협박 9698건, 주취 소란 4141건순이었다. 폭언·욕설은 다소 줄거나 매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협박, 폭행, 성희롱, 기물파손 등 심각한 위법행위는 매년 증가했다. 특히 성희롱은 2019년 171건에서 2021년 509건으로, 폭행은 40건에서 124건으로 약 3배로 증가했다.
복지 수급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3년차 공무원 이모씨(28)는 "어떤 이유 때문에 수급비가 안 나간다고 설명을 하니 민원인이 쌍욕과 함께 '찾아가서 해하겠다는' 식의 막말을 했다"며 "민원인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6년차 공무원 최모씨(32)도 "민원인에게 지원이 어려운 부분을 안 된다고 말하고 가능한 것 중 선택하라고 했더니 손에 있던 플라스틱 물컵을 내가 앉아 있는 방향으로 던졌다"고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민원인과의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인 '을'의 위치라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이씨는 "여러가지 창구로 민원이 들어오면 답변을 꼭 보내야 하는데 최근에 한 악성 민원인이 하루에도 2~3개씩 민원을 올렸다"며 "동일 민원의 경우 답변 생략이 가능하지만 팀장님이 혹시 이를 트집 잡아 소송이 들어오면 공무원은 늘 지니까 답변을 다 달라고 해서 하나하나 답변해야 했다"고 말했다.
7년차 사회복지공무원 김모씨(32)는 "민원인이 '갑'이라 공무원 행실을 문제 삼아 국민신문고 등에 올리면 공무원은 사과해야 하고 아니면 징계를 받는다"며 "민원인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욕을 하고 의자를 던져도 같이 화를 낼 수 없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원인 행패뿐 아니라 과도한 업무량에 비해 급여 수준이 낮은 것도 공무원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9급 초임 봉급(1호봉)은 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 177만800원, 기타 상여 수당 등을 합해도 월 206만5690원이다. 같은 시간 근무 기준 최저임금인 201만58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씨는 "민방위, 호우주의보, 폭설, 산불 등 본업 외에도 동원되는 경우가 잦은데 초과 수당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며 "신도시 복지직인 경우 일이 너무 많아 월에 20~40시간 추가 근무는 기본이고 100시간 넘게 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에 일은 너무 많고 민원인 스트레스는 과하니 누가 공무원을 하려고 하겠나"며 "올해 들어온 신입 한 명은 2주 나오고 관뒀는데 나도 당장 생계 걱정만 아니면 관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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