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함, 적 SLBM 탐지부터 소실까지 5분… 잠수함 위치도 신속 파악
수중 ‘미식별 접촉물’ 나타나면
링스 헬기·초계기 등 띄워 탐지
적 발사 어뢰 회피기동도 연습
첫 독자 설계·건조 도산안창호함
근무 여건 개선·女승조원 선발도
“적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가덕도 인근 해상서 훈련 지난 16일 부산 가덕도 인근 해상에서 세종대왕함(DDG)과 해군 대잠 작전헬기(LYNX)가 항공 대잠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해군 제공 |
1단계 상황을 통해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에서 우리 측 감시 자산이 어떻게 탐지하는지 보여줬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1시간 가까이 탐지하기도 하지만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3∼5분의 짧은 시간 내 모든 탐지와 추적이 이뤄진다. CCC 내부가 푸른색의 약한 조명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실제 상황 발생 시 단 1초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푸른색 조명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갈 때 일시적으로 사물이 보이지 않는 암순응 현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2단계는 함정 내 수중정보실에서 적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미식별 접촉물을 탐지하며 시작됐다. 함정 인근에서 갑자기 적 잠수함이 식별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세종대왕함에 실린 링스(LYNX) 해상작전헬기가 긴급 출격했다. 인근에서 비행 중이던 P-3 해상초계기도 근접했다. 함정 우현에 출현한 초계기는 잠수함 위치 파악을 위해 100m 이하로 낮게 비행하면서 ‘능동 소노부이’ 4발을 투하했다. 링스도 ‘디핑소나’를 쐈다. 능동 소노부이는 수중에서 음파를 발생시켜 수중 접촉물을 탐지하는 휴대용 음파탐지기(소나)다. 디핑소나는 긴 봉을 수중에 투하해 소리를 청취하는 탐지기다.
도산 안창호함 내부 언론 공개 우리 해군의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내부의 사관 구역 통로 모습. 해군 제공 |
내부를 들여다보니 승조원들의 작전 및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띄었다. 통상 잠수함은 여러 명이 침상 하나를 나눠 써야 하지만, 도산안창호함은 승조원 50여명이 침상 하나씩 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여성 승조원들이 생활할 3인실도 갖추고 있다. 내년부터 도산안창호함에 배치돼 복무할 여성 승조원이 조만간 선발될 예정이다. 1993년 첫 잠수함 장보고함(1200t급) 취역 후 31년 만에 잠수함에서 ‘금녀의 벽’이 허물어진다.
도산안창호함은 기존 잠수함에 비해 수중 작전 기간이 늘고 소음 저감 기술도 향상됐다. 또 수평 발사 체계를 이용해 유도탄과 어뢰, 기뢰 등 다양한 무장을 운용한다. 아직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 안무함을 제외하면 수중에서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잠수함이다. 은닉성이 뛰어나고 보복 능력도 갖춘 덕분에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더불어 ‘해상 기반 한국형 3축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김형균 도산안창호함장은 “대양 작전과 장기간의 작전 수행에 최적화한 세계적 수준의 잠수함”이라며 “강력한 해양 강군의 핵심 축이자,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는 국가 전략무기체계”라고 말했다. 이어 “승조원 모두가 최고도의 결전 태세를 확립해 전략적 비수로서 우리 바다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창원=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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