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은 부동산 시장…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

박세준 2023. 5. 1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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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얼어붙었던 주택 매매시장에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반등을 점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입지적 장점만 충분하다면 규제 완화 효과가 적용된 수도권 매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하반기 집값 변동률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조치와 역전세난, 금리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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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낙폭 줄어… 세종 2년 만에 상승
1분기 실거래가 지수 1.47%↑… 서울 1위
서울·경기 아파트 매매 건수 대폭 늘어
회복세 보이지만… 예년 비교 땐 저조
전문가 “매수자·수요자 다 신중 기류”
하반기 역전세난·금리 등이 변동 변수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얼어붙었던 주택 매매시장에 조금씩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집값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고,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오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반등을 점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입지적 장점만 충분하다면 규제 완화 효과가 적용된 수도권 매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집값은 0.47% 떨어져 전월(-0.78%)보다 낙폭이 줄었다. 아직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폭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세종의 경우에는 0.65% 올라 2021년 5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연초 규제 완화 조치에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안정세를 찾으면서 이전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는 단지도 점차 늘고 있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해 1분기(1∼3월) 기준 1.47%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4.74%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세종시가 4.48% 상승해 뒤를 이었다.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도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34건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올해 3월에는 2979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4월에는 아직 신고 기간이 2주 가까이 남았음에도 현재까지 신고된 거래량이 2800건에 달해 3000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아파트 매매건수도 지난해 12월 3137건에서, 3월 9223건으로 급등했다.

부동산 지표가 회복세를 가리키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상급 지역과 최근 집값이 워낙 많이 빠졌던 세종 등에만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량도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에 최근 집값 회복세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경기·인천은 혼조세, 지방은 집값 조정국면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거래가 늘면서 이미 급매물은 상당수 빠져 나가는 바람에 이제는 매수자와 수요자 모두 신중한 기류”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집값 변동률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조치와 역전세난, 금리 등이 꼽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는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둔 정책방향을 그대로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기싸움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입법 절차가 지연되면, 규제 완화 조치가 실제 시행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집값 강세장에서 동반 상승했던 전셋값이 급락하며 깡통전세, 역전세난 위험이 커진 것도 잠재적인 불안요소다. 역전세난으로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면 집값 하락세에 불을 댕길 수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등의 파산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리 등 대외변수가 겨우 회복세에 접어든 국내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붙잡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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