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농산물 안쓰는 오리온농협”... 농협, 국감前 오리온에 지분 1% 넘기기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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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오리온과 농협경제지주가 함께 만든 회사가 있습니다.
오리온농협은 매년 국감에서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2019년 국감에서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리온농협의 제품 15개의 국산 농산물 함유량이 1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국감 때 오리온농협은 국산 농산물 활용을 충분히 하는 모범사례로 뽑힐 것인지, 다른 질의를 받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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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농협 “국산 농산물 소비 진작” 위해 설립
초기 지분 ‘농협 51%, 오리온 49%’
국감서 “수입산 농산물 80% 사용” 비판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개선할 것”...수년째 개선 안돼
결국 6억 받고 지분 1% 오리온에 매각 “책임 떠넘겨”
2016년 오리온과 농협경제지주가 함께 만든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오리온농협’입니다. 국산 농산물의 소비 진작을 위해 농협이 제안해 오리온과 함께 만든 합작회사입니다. 오리온농협은 농협이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고 오리온농협이 제품을 생산, 오리온은 제품 판매를 맡는 사업구조입니다.
그런데 최근 오리온농협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3월 농업회사법인 오리온농협의 지분 1%를 6억2200만원을 주고 농협경제지주로부터 취득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바뀌었습니다. 종전까지 오리온과 농협경제지주의 지분율이 각각 49%와 51%였다면 이제는 50%씩 갖는 것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는 통상적인 합작법인의 구조와는 조금 다릅니다. 보통 합작법인 중 한 쪽이 과반의 지분을 갖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겁니다. 의견 충돌은 늘 있을 수 있지만 교착상태에 빠지면 자칫 사업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오리온농협이 이렇게 지분구조를 바꾼 걸까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여의도에서는 색다른 시각으로 이를 바라봅니다. 바로 국정감사(국감) 단골소재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오리온농협은 농협경제지주가 지분 51%를 가졌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하로 국감을 받고 있습니다. 오리온농협은 매년 국감에서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2019년 국감에서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리온농협의 제품 15개의 국산 농산물 함유량이 1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경 의원은 “우리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오리온농협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들여다보면 우리 농산물 사용은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 수입산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김병원 당시 농협중앙회장은 “개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1년 뒤 2020년에도 국감에서도 같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오리온농협 6개 상품의 국산 농산물 사용비율이 평균 16% 밖에 되지 않고 수입산 농산물 사용 비율은 80%에 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2년 연속 동일한 지적이 다시 나온 셈입니다.
유통업계의 한 대관업무 담당자는 “가공식품의 판매 단가 등을 고려했을 때 모든 상품을 국산 농산품으로 만들 수 없다”면서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데 국감에선 계속 나올 내용인 만큼 굳이 지분율 51%를 지키면서 계속 지적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리온농협의 입장은 다릅니다. 농협 관계자는 “오리온농협 제조공장의 토지설정권을 농협이 가지고 있어 처음엔 지분 51%를 갖고 경영정상화가 되는 5년 뒤엔 50%씩 동등한 지분율을 갖자고 협의됐던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국감의 단골소재와는 거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또 국산농산물 사용 비중 부문에 대해 오리온농협은 “국산 농산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대체했다”고 답했습니다.
국감 때마다 국내 주요 식품사 수장들은 늘 국산 농산물 사용 여부로 곤욕을 겪습니다. 이번 국감 때 오리온농협은 국산 농산물 활용을 충분히 하는 모범사례로 뽑힐 것인지, 다른 질의를 받게 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국산 농산물 소비 진작이라는 취지에 맞게 앞으로 나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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