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 아직이지만…'코로나19' 보도 줄여가는 북한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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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강도 방역을 고수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관련 보도를 점차 줄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부터 사흘 연속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집계한 '세계적인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상황'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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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엔데믹' 전환 분위기 반영…방역 완화 이후 준비 추측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강도 방역을 고수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관련 보도를 점차 줄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6일부터 사흘 연속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집계한 '세계적인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상황'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일종의 특집 코너인 이 기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2월2일부터 거의 매일 국제면에 해당하는 6면 하단에 게재돼 왔으며 주로 전 세계 감염 현황을 비롯해 방역 관련 각국의 특이 사항을 전해왔다.
그런데 16일 자 신문부터 사흘째 이 코너가 신문에서 사라졌다. 대신 16일에는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전파 상황만, 17일과 18일에는 한국의 전파 상황만 단신으로 처리됐다.
이전에도 종종 전 세계 코로나19 전파 현황 보도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기 때문에 코너 자체가 완전히 종료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면이 있다.
지난달 14일과 15일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첫 시험발사를 비롯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111주년 기념 특집 보도가 지면을 채우면서 국제기사는 아예 실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북한 내부에 이렇다할 이벤트가 없는 분위기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사 비중이 축소된 것이어서 유의미한 변화로 볼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단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세계 감염자 수 집계를 보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어 보인다.
혹은 방역 관련 북한 내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8월 '방역 승리'를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최근까지 고강도 방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주민들에게 방역 분위기가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며 위기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국의 엔데믹 전환 속에서 언제까지나 문을 잠그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북한 내부에서도 방역 완화 조치 이후의 상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에는 북한이 지난 3년 간 걸어 잠근 봉쇄 빗장을 풀고 국제사회에 복귀하려는 동향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전회의에 대표 2명을 보내 오는 9월 예정인 대회 참가 의사를 밝혔다. 3월에는 왕야쥔 주북 신임 중국대사가 임명 2년 만에 평양에 부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전파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도도 이전보다 낮아졌고 신문도 그에 맞춰 관련 보도 비중을 축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당국 차원에서 방역 완화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 북한 역시 본격적으로 국경 개방과 대외 교류에 나서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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