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급감에 정부 대책은? '다른 시장 찾아라'
정부 대책은 '미일중동 시장 개척' 수출 다변화 위주
대중 수출비중 큰데다 수출 다변화에 시간 걸려 '중국 맞춤형' 수출 대책 필요
전문가 "中과 기술 격차 유지하며 한중간 우호적 경제협력 분위기 조성해야" 지적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이 올 들어 두자릿 수 감소세를 보이며 급감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 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는 점에서 '중국 맞춤형' 수출 지원 대책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중국 외에 다른 시장을 개척하라'는 입장이다.
올 들어 3월까지 국내 중소기업의 대 중국 수출은 45억 4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나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1월 11억 6천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1% 급감했다가 2월 15억 9천만 달러로 8.2% 감소했고 3월에는 17억 9천만 달러로 다시 18.9% 줄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대 중국 수출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국내 중소기업 수출 2,3위를 오가는 미국 수출은 올 1분기 38억 5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감소했고 일본은 26억 4천만 달러로 8% 줄었다. 대 중국 수출 감소율이 미국이나 일본 수출 감소폭보다 두배 이상 큰 셈이다.
이처럼 대 중국 수출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장윤섭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의 대 중국 수출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된 지난 2018년~2019년 이후부터 대 중국 수출이 둔화돼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 강화 정책인)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한 이후 한국에 의존하던 중간재의 자제 조달 비율이 증가한 것도 중국 수출 감소의 또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중국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중 분쟁에서 한국이 호혜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만 정부는 '수출 다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 이외의 시장으로 옮기라는 것.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5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 수출 급감 대책을 묻는 질문에 "적성국이 아닌 이상 중국에 수출은 해야 한다"면서도 "제3의 수출국을 개척하는데 어떻게 지원할지를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도 올 들어 발표한 각종 수출 대책에서 '수출 다변화'를 강조하면서 미국, 일본, 중동을 전략시장으로 설정해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도 중국 시장 보다는 이들 시장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1년 동안 해외 출장은 미국 2차례, 중동 2차례, 일본 1차례 등으로,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국이거나 정상회담 대상국에 국한됐다.
하지만 수출 다변화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중간 정도의 기술 수준과 중간대 가격의 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고기술,고가의 선진국 제품과 중저기술, 저가의 개도국 제품 사이에 끼어 수출 다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원대학교 중국학과 이찬우 교수는 "탈(脫)중국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유지될 때만이 가능하다"며 "현재 홍콩을 포함해 한국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미국이나 일본으로 간다면 그 피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중 정부간 우호적인 경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의 기술 추격에도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한국에 대한 무역 수지 흑자를 유지했듯이) 중국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과 기술 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동시에 중국 내 2,3선 도시에 대한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의료와 바이오헬스, 문화 콘텐츠 등 비교 우위에 있는 분야에 대한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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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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