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2‧3등의 반격 시작됐나… 김서현-윤영철-김민석 몸 풀렸다, 신인왕 레이스 오리무중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KBO리그 신인상 레이스는 근래 들어 가장 많은 팀에서 다양한 선수들이 튀어 나왔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투수 쪽에서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자리 잡아 활약하면서 자연스레 신인상 레이스가 시작부터 불을 붙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발까지 맞물려 흥미를 자아낼 만한 요소가 많다.
당초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힌 문동주(한화)는 문동주대로 화제성을 갖추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적어도 문동주의 독주 체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현시점 성적만 놓고 보면 이용준(NC), 김동주(두산)의 성적이 문동주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고 앞서는 경향도 있는 까닭이다.
또한 최지민(KIA), 유영찬 박명근(이상 LG), 송영진 이로운(이상 SSG) 등 각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까지 가세하며 앞으로 치열한 레이스를 예상하고 있다. 2년차 최지민은 현재 리그 최고의 좌완 불펜 중 하나고, 박명근 송영진 이로운은 고졸 신인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과 많은 경기에 나가며 이미 많은 점수를 얻었다.
다만 이 모든 선수들은 아직 성적이 상수로 볼 만큼 쌓인 경력들이 아니다. 앞으로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예상이 불가능하다. 앞으로 더 튀어나올 선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5월에도 그런 흐름을 우리는 확인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의 ‘전교 1‧2‧3등’이라고 할 수 있는 고졸 신인 김서현(한화)과 윤영철(KIA), 그리고 김민석(롯데)의 가세가 그것다. 이들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성적을 쌓으며 앞선 주자들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현시점 대체적으로 ‘TOP 4’로 뽑히는 이용준 김동주 문동주 최지민은 모두 올해 신인들은 아닌, 2~3년차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순수 신인으로 팀 내에서 자리를 잡아 좋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팀의 전략상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전체 1번’ 김서현은 1군 합류 이후 어마어마한 강속구 그 자체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속 155㎞의 공을 어렵지 않게 뿌리는데다, 최고 시속은 ‘트랙맨’ 기준으로 이미 160㎞를 넘어섰다. 구속 자체로 팬들을 TV 앞에 앉게 하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여기에 성적도 좋다. 시즌 11경기에 나가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최대한 부담이 없는 상황부터 시작해 지금은 중요한 순간에 기용되는 필승조로 승격했다. 제구가 흔들릴 때는 있지만 무너지지 않고 있고, 강력한 구위로 상대 타자들의 타구를 내야에 가둔다. 피안타율은 0.195,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0, 탈삼진/볼넷 비율은 4.25개로 모두 좋다. 성적만 받쳐준다면 160㎞ 파이어볼러라는 화제성도 더 빛날 수 있다.
‘전체 2번’ 윤영철의 기세도 안정적이다. 시즌 초반 비로 팀 경기가 취소되는 통에 1군 데뷔가 늦어졌지만, 어쩌면 신인상 후보 중 시즌 전부터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공언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시즌 시작도 좋다. 첫 6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첫 등판 패전(4월 15일 키움 3⅔이닝 5실점) 이후로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2.19에 불과하다.
김서현과 달리 윤영철은 제구와 경기 운영으로 승부를 건다. 130㎞대 중‧후반의 패스트볼을 구석구석 찌를 줄 안다. 변화구도 제법이다. 아직 투구 수 관리가 있고, 이닝 소화력이 약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또한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보장됐다는 측면에서 자기 성적만 잘 유지하면 시즌 끝에는 누적 성적이 제법 쌓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달리기 시작한 선배 선발들을 뒤쫓는 양상이다.
여기에 야수 쪽에서는 ‘전체 3번’ 김민석이 갑자기 신인상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타고난 운동능력과 에너지, 그리고 콘택트 기술로 큰 기대를 모은 김민석은 롯데의 시즌 구상에서 점차 자신의 자리를 넓히고 있다. 초반만 해도 신인상 레이스에 거론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적어도 야수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선수로 각광받고 있다. 여러 투수들이 경쟁하고 있기에 ‘야수 단일후보’는 또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4월 19경기에서는 타율 0.196, OPS(출루율+장타율) 0.482에 그쳤던 김민석이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 감을 잡더니 18일까지 5월 10경기에서는 타율 0.378, 1홈런, 6타점, 3도루, OPS 0.939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을 위협할 만한 타격 성적이다. 여기에 어린 선수, 그리고 외야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답지 않게 수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몫을 해내고 있다. 1군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신인 유형이다.
세 선수 모두 각자의 포지션 영역과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화제성에서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뒤지는 느낌은 없다. 결국 이 성적을 얼마나 꾸준하게 잘 이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세 선수의 팀 내 비중을 봤을 때 앞선 선배들과 달리 신인상의 기회는 올해 한 번뿐이다. 고졸 신인들이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많은 팬들이 흐뭇한 시선과 함께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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