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철도안전, '선로 유지보수' 체계부터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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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대전조차장 수서발 고속철(SRT) 탈선, 11월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등 연이은 대형사고로 철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졌다.
국제철도연맹(UIC)과 미국철도설계 및 유지관리협회(AREMA) 등 철도선진국들에서는 철도건설단계의 설계 및 유지관리를 일원화한 체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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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대전조차장 수서발 고속철(SRT) 탈선, 11월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등 연이은 대형사고로 철도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졌다. SRT 탈선 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사고는 발생하기 한 시간 전에 레일 변형을 발견했지만, 이를 제대로 보수하지 못해 발생했다. 연이은 탈선 사고로 효율적인 선로 유지관리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의 선로 유지관리는 밀도(누적 통과톤수), 레일 마모량 등을 기준으로 레일교환 및 선로 유지보수 시기·방법을 정한다. 선로는 열차운행 횟수가 많을수록, 밀도가 높을수록 노후화가 빨라진다. 열차 운행에 따른 보수 및 교체가 제 때 이뤄져야 선로의 수명을 연장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선로 점검주기는 운행속도 시속 300㎞ 이상 고속철도와 일반 철도에 따라 구분된다. 일상적인 도보 순회 점검은 일반 철도 주 1회, 고속철도는 10주마다 1회 이상이다. 얼핏 일반 철도의 점검 횟수가 많아 보이지만, 고속철도는 궤도검측차 등 첨단장비를 사용한 점검이 많고, 악천우 시 특별점검 등으로 실제 점검 빈도가 훨씬 높으며 관리기준도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문제는 운행속도 시속 200~300㎞ 수준의 준고속철도노선이다. 현행 선로유지관리 체계에서는 이에 대한 별도의 구분이나 관리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다. 준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운행밀도가 높은 일반선도 별다른 구분 없이 일반 철도 선로유지관리 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경강선(원주∼강릉) 등 최근 운영 및 건설된 국내 준고속선은 일반철도 기준으로 선로 점검을 시행한다. 뿐만 아니라 경부선 서울∼금천구청 구간처럼 고속열차와 일반열차가 병행되는 구간 역시 마찬가지다. SRT와 무궁화호 탈선 사고는 모두 고속열차가 다니는 일반 철도 구간에서 발생했다.
사실 고속열차 운행 비율이 높은 일반 철도 등은 고속철도 수준의 유지관리가 요구된다. 고속철도 레일(60kgE1)은 일반철도 레일(60kgKR)에 비해 고급소재를 사용하고, 고속열차 차륜에 적합한 레일 형상을 가지고 있어 일반철도 레일에 비해 레일 마모 및 표면결함 발생빈도가 낮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고속열차 운행비율이 높은 일반철도 노후 레일을 고속철도용으로 전면 교체하고 정기점검 및 관리기준을 바꿔야 한다.
철도 환경은 수십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과거처럼 철도건설과 선로 유지관리를 따로 운영해서 얻는 실익이나 명분은 모두 희미해졌다. 후진적인 열차 탈선 사고의 재발을 막고, 관리 효율성을 높이려면 설계와 유지관리가 일원화된 '첨단 유지보수 체계'부터 구축해야 한다. 국제철도연맹(UIC)과 미국철도설계 및 유지관리협회(AREMA) 등 철도선진국들에서는 철도건설단계의 설계 및 유지관리를 일원화한 체계를 갖췄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철도설계지침(KR code)'과 '선로유지관리지침'이 나뉜 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운영된다. 이를 묶어 열차운행 횟수 등에 따라 등급을 분류, 점검 및 유지보수 기준을 차등화하는 '선로등급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철도안전체계를 통합해 관리·운영자를 일원화하는 능동적인 체계 개선을 바라봐야 할 때다.
성덕룡 경일대학교 철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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