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은 오른손 정우람인가...한화 마운드에 부는 정우람 효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18일 현재 한화 이글스의 팀 평균자책점은 3.82로 지난 2007년(3.54) 이후 역대 최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5월 팀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유일한 2점대로 1위(2.76)다.
비록 올 시즌 팀 순위는 9위에 머물러있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7위다. 7위라는 순위가 나빠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1위에서 7위까지 모두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이고 1위 SSG(3.27)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화가 현재 팀 순위 9위에 머물러있는 건 저조한 팀 타선(팀 타율 0.228 10위)의 문제지 마운드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4점대 후반 혹은 5점대였다. 그런데 올 시즌 몰라보게 좋아졌다. 한화의 마운드가 이렇게 좋아질 수 있었던 건 정우람이라는 확실한 베테랑 리더가 있고 문동주, 김서현과 같은 슈퍼루키들의 빛나는 활약이 있다. 그리고 매년 유망주 소리를 듣던 김범수, 박상원도 달라진 모습으로 마운드위에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서현(평균자책 2.25 1세이브), 김범수(평균자책 3.86 2홀드), 박상원(평균자책 1.80)은 정우람(평균자책 3.00 4홀)과 함께 한화 불펜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들 모두 올 시즌 공통점이 있다. 마운드 위에서 세트포지션 시 정우람처럼 허리를 숙이고 글러브를 앞으로 모으고 투구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허리를 세우고 던지던 투수들이 정우람의 세트포지션으로 바꾼 뒤 구속도 늘어나고 공의 무브먼트도 좋아졌다.
이들은 무게 중심을 앞에 두고 힘을 모으고 와인드업한다. 허리를 잘못 세우고 던지면 무게중심이 뒤로 무너져 제구가 불안할 수 있는데 이들은 세트포지션 자세를 바꾼 뒤 불안하던 제구를 잡았다.
힘을 모은 상태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뒷 다리가 끝까지 마운드 발판을 밟고 있으면서 긴 팔다리를 이용해 보다 힘있게 던질 수 있게 됐다. 김서현 같은 경우는 미묘하게 팔의 각도까지 조절하며 공의 무브먼트에 변화를 준다. 김서현의 슬라이더는 종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는데 상체를 숙임으로써 지금의 독특한 투구 궤적을 만들었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고속 슬라이더는 타자를 움찔하게 만드는 위력적인 구종이다.
이렇게 한화의 주력 투수들은 정우람에게 배운 미묘한 세트포지션의 변화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불펜이 안정되자 선발투수도 분발하고 있다. 페냐, 장민재, 문동주, 김민우 등 선발투수들도 제 몫을 하며 4월과는 완전히 다른 마운드를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 개막 후 4월 한 달간 팀 평균자책점 4.36에 머물렀던 독수리 마운드는 5월 들어 정우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서현이 정우람과 같은 세트포지션 자세로 강력한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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