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작은 고추가 더 맵다'…보기 드문 루키 리그 물꼬 틀까
올해 보기 드문 루키리그 따로 선발할 예정
펀딩 난항 겪는다면 사후적 매칭 활용 가능
"루키들 시장 상황에 재빠르게 움직이는 편"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하는 출자사업에서 신생 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콘테스트를 속속히 열고 있지만, 체급이나 규모를 따지지 않고 운용사를 모집하는 탓에 양극화가 심화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캠코가 올해 보기 드문 루키리그를 따로 마련하면서 펀딩에 난항을 겪던 소형 운용사들이 지원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도 루키들은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편이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할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캠코는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에 위탁운용사(GP) 5곳을 뽑아 총 28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올해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구조펀드 운용 권한을 넘겨받은 후 첫 사업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모펀드 규모는 △캠코 1560억원 △산업은행 1495억원 △수출입은행 1110억원 △기업은행 835억원 등 총 5000억원이다.
이번 출자사업은 일반리그에서 중형 1곳과 소형 2곳, 루키리그에서 2곳을 뽑을 예정이다. 운용사별 출자금액은 제안에 따라 배분한다. 운용사가 리그와 투자기구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루키 운용사도 일반리그에 지원할 수 있다. 다만, 루키리그의 펀드별 최대 결성 규모는 700억원으로 제한한다. 일반사모펀드(PEF)와 사모대출펀드(PDF)는 리그를 구분하지 않고 제시한 투자전략과 운용계획에 따라 평가한다.
일반리그에서 중형과 소형은 모펀드 출자총액과 펀드 최소결성액에 차이가 있다. 중소형 각각 모펀드 출자총액은 1100억원과 500억원이며, 펀드 최소결성액은 2200억원과 1000억원이다. 특히 캠코가 사후적 매칭 방식을 활용하고 있어 자금모집의 어려움을 겪는 운용사라면 펀드결성 이후 다른 펀드와의 공동투자 등으로 민간자금 최소매칭요건을 달성할 수 있다.
서류 접수는 오는 23일 하루만 받으며, 심사결과는 다음 달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펀드의 결성시한은 출자확약서(LOC)를 발급 받은 이후 6개월이다. 일반리그 중·소형 차이가 개별 출자규모 정도뿐이고, 국내 기관투자가 중 루키 부문을 따로 만들어 뽑는 곳이 극히 드문 만큼 눈독 들이는 운용사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진면모 드러내야 다음 기회 생길 것”
최근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GP를 선정할 때 리그를 나누지 않고 출자사업을 진행하면서 대형 운용사에만 자금이 쏠려 빈익빈 부익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관투자가들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과거 운용 능력이 우수했던 운용사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리그를 통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소형 운용사는 대형 운용사와 비교해 다양한 투자전략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 만큼 하반기 정기 출자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편이지만, 투자전략 변화엔 다소 취약하다”면서 “소형 운용사들은 빨리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해서 규모가 작은 자산이라도 자세히 살펴보는 등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간 루키에 투자한 큰손들은 객관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운용자산(AUM) 규모에 따라 대형 하우스와 따로 리그를 나눠 선발해왔다. 소형 운용사들은 대형 운용사들과의 경쟁을 피하려면 루키 리그가 열리는 콘테스트에 필사적으로 달려들 수밖에 없다. 올 하반기 출자사업을 고려하는 기관투자가 눈에 들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GP를 골고루 뽑는 게 좋아서 리그별로 콘테스트를 여는 게 이득이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루키들이 한번 기회를 잡았을 때 두각을 드러내면 연이어 선발되는 등 쭉쭉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때에 진면모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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