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차별은 아닐 텐데… 김하성 이어 배지환도 연속 오심 울었다, S존 수난 시대 허탈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볼카운트 싸움은 투수와 타자의 기본이다. 카운트가 유리하느냐, 불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 궁지에 몰린 상대를 공략하는 게 야구의 기본이다.
실제 18일(한국시간)까지 올해 메이저리그 볼카운트별 결과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1B-1S에서 3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느냐, 볼이 되느냐에 따라 투수와 타자의 운명이 크게 갈린다. 타자가 볼을 골라 2B-1S가 되면 이 카운트에서의 리그 타격 성적은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891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크가 들어와 1B-2S가 되면 이 카운트에서의 타율은 0.173, OPS는 0.441까지 급감한다. 공 하나의 승부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는 잘못된 판정 하나가 그 상황을 망치는 계기로 작용한다. 공교롭게도 두 한국인 선수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과 배지환(24‧피츠버그)이 사흘의 시차를 두고 심판의 볼 판정에 울었다. 볼넷을 고를 수 있고, 혹은 카운트를 유리하게 선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며 땅을 쳤다.
15일 LA 다저스와 경기에 선발 7번 2루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5회 희대의 오심 희생양이 됐다. 한 타석에서 볼 판정 오심이 세 개나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타석 초반부터 오심이 나왔다. 1B에서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빌 밀러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준 것이다. 김하성의 표정에 불만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이어진 3구째 포심패스트볼도 높은 쪽에 들어왔지만 역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게임데이 분석에 따르면 이 공 역시 존 상단을 벗어난 볼이었다. 3B이 될 수 있는 상황이 1B-2S의 아주 불리한 카운트로 돌변했다.
김하성이 볼을 고르고 끈질기게 커트하며 11구째 승부를 벌였지만 11구째 바깥쪽 포심이 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삼진 처리됐다. 게임데이 분석에 따르면 바깥쪽으로 공 하나가 벗어난 완벽한 볼이었다. 김하성도 볼임을 확신한 듯 1루로 뛰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가면서 허탈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하성은 펄쩍 뛰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하성의 억울함은 18일 배지환이 이어 받았다. 배지환은 이날 디트로이트와 원정 경기에 선발 7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팀 공격이 모처럼 터지며 8-0으로 이긴 가운데 배지환도 안타 하나를 수확하며 힘을 보탰다. 다만 7회 무사 1,3루 기회에서 맞이한 타석에서 연거푸 오심에 울었다. 주심이 존을 너무 높게 봤다.
2B-1S에서 4구째 커터는 존 상단보다 높은 곳에 들어왔다. 3B-1S의 절대적인 타자 카운트를 잡는 가 했다. 그런데 닉 렌츠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이 들렸다. 이어진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 판정은 주심의 능력을 의심케 했다. 4구보다도 공 하나가 더 높은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준 것이다. 7-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심판과 논쟁을 벌일 생각은 없었지만, 배지환은 한동안 타석을 떠나지 못하며 아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날 렌츠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은 양팀 모두가 불만이었다. 선수와 주심의 논쟁을 말리러 나왔던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도 한소리를 보태다 바로 퇴장 조치를 받았을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우타자 바깥쪽이 아주 후했다. 두 좌완 선발투수(리치 힐,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신이 날 법한 스트라이크 존이었다. 그런데 높은 쪽 오심은 거의 없었다. 유독 배지환만 희생양이 된 것이다.
물론 이것을 한국인이나 동양인 차별로 연결시키는 건 안 될 일이지만, 김하성과 배지환 모두 안타와 출루 하나가 절실한 시점에서 오심에 당했다는 건 답답한 일이다. 김하성은 환상적인 수비력, 배지환은 뛰어난 주력을 앞세워 큰 주목을 받고 있으나 공격 성적이 기대만큼은 아니다. 공격력만 더 끌어올리면 확고부동한 뭔가가 보일 것 같은데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경우가 있다.
김하성은 41경기에서 타율 0.235, 4홈런, 15타점, 6도루, OPS 0.696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 OPS보다 다소 떨어진다. 배지환은 40경기에서 타율 0.237, 2홈런, 11타점, 14도루, OPS 0.609의 성적이다. 장타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아니라 결국 출루율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볼넷 하나를 날렸다. 또한 두 선수 모두 한 타석에서 2~3개의 오심이 공통점이 있다. 타격 성적이 좋을 때 나오는 오심과는 또 기분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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