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 손 놓고…원전 건설만 ‘진심’인 윤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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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친원전' 정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세계적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아르이100'(RE100) 대신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게 하는 '시에프100'(CF100) 추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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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윤석열 정부가 ‘친원전’ 정책에 박차를 가하면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세계적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아르이100’(RE100) 대신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게 하는 ‘시에프100’(CF100) 추진에 나서고 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과는 달리, 원전 일변도의 정책만 강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8일 취임 첫 행보로 경상북도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가운데 (원전 건설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지난 15일 경남 창원의 신한울 원전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 참석한 데 이어, 사흘 만에 울진 현장을 찾아 원전 건설 진행 상황을 점검한 것이다. 산업부 내 원전산업정책관 등 핵심 요직을 거쳐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강 차관은 ‘탈원전’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에서도 기저발전으로서 원전 필요성을 강조했던 대표적 ‘원전맨’이다. 그의 취임 첫 행보는, 정부가 원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비쳤다.
실제로 최근 산업부의 주요 일정은 원전을 중심으로 짜이고 있다. 장차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 잇단 방문을 비롯해, 15일엔 향후 8년 동안 한국형 독자 혁신형 소형원자로(i-SMR) 개발에 총 4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고리 2호기를 비롯해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원전 10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산업부는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무탄소에너지(CFE) 포럼’을 발족시켰다. 무탄소에너지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야 하는 아르이100과는 달리 원자력발전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아르이100에 대응해 ‘시에프100’이란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이 7%대로 턱없이 낮은 만큼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명분으로 산업부가 시에프100 활용을 국제적으로 확산시키자고 나선 것이다.
산업부의 이런 움직임 속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도리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 달성을 위해 원전 비중은 32.4%, 재생에너지는 ‘21.6%+α’로 제시한 바 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완공 시점 등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감축량에 전혀 도움도 안 되는 원전을 강조하면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등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시에프100 활용 추진과 관련해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동력을 악화시키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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