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옥 대령, 美 육군 ‘명예의 전당’ 헌액

美 육군 대표적 교육기관에
아시아계 출신 첫 이름 올려

미군 장교로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운 고 김영옥(1919∼2005) 대령이 미국 육군 장교 교육기관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미 캔자스주의 육군기지 포트 레번워스에 있는 미 육군연합병과센터는 1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과 스탠리 체리 준장이 전날 미 육군 지휘참모대학(CGS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두 명의 위대한 군인이자 뛰어난 지도자, 특출한 개인을 기리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헌액자들에게는 세계대전 군 사령부의 명예증서도 수여된다고 센터 측은 덧붙였다.

CGSC는 미 육군 소령과 일부 동맹국의 장교 등을 대상으로 다른 부대나 기관, 정부 등과 함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로 양성하는 미 육군의 대표적 교육기관이다.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UC 리버사이드) 장태한 교수는 연합뉴스에 아시아계 출신 군인이 CGS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CGSC는 김 대령의 공적을 정식 교과 내용으로 다루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난 김 대령은 미군 장교로 2차 대전에 참전해 이탈리아, 프랑스 전선에 투입됐다. 이후 예편했다가 6·25 발발 소식을 듣고 재입대, 제7보병사단 31보병연대 참모를 거쳐 1대대장을 맡았다. 아시아계 전투대대장은 그가 미 역사상 처음이었다. 고인은 1951년 5월 중공군의 제2차 춘계 공세 때 부대원들을 독려해 승리로 이끄는 등 수많은 공적을 올렸다. 김 대령은 미국 정부로부터 특별·은성·동성 무공훈장을 받았고 한국 태극무공훈장도 수훈했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사령부가 공동 선정한 ‘한미 6·25전쟁 참전용사 10대 영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2005년 12월 LA에서 별세한 그는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구현모·유태영 기자 lil@segye.com